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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파업 「불확실한 미래」 경고/21개국 「하루 단행」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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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파업 「불확실한 미래」 경고/21개국 「하루 단행」 배경

입력
1993.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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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사회보장제 퇴조에 항의/EC선 통합지지 자극제 해석지난 2일 유럽전역을 휩쓴 노동자들의 시한부 파업은 통합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불확실하기만한 유럽의 미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다.

유럽 21개국의 40개 거대 노조연합이 참여하고 있는 유럽노조총연맹(CEU)의 주도로 수백만명이 일시에 일손을 놓아버리자 유럽대륙은 한때 마비상태에 빠졌다.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구체적 요구사항은 제각각이었지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유럽에 만연하고 있는 실직사태와 사회보장정책의 퇴조에 모아졌다.

유럽노조총연맹이 「일자리와 노동자 권리수호를 위한 행동의 날」로 이름붙인 하루동안의 총파업에는 12개 EC 국가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소속국가는 물론이고 이제 겨우 유럽사회에 끼여든 구 동구권의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체코 등도 참여했다.

만성적인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에서는 철도 해운 및 운송노조가 지난 84년이후 10여년만에 최대규모의 파업을 단행함으로써 주요도시의 기능이 정지돼 직장마다 결근사태가 빚어졌다.

뿐만 아니라 메이저 정부의 광산폐쇄와 광원 해고정책에 항의하는 전국광산노조(NUM)도 시한부 파업을 벌여 50개 광산중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조업이 중단됐다. 이들은 정부의 잇따른 강제해고 계획의 철회와 3백만명에 달하는 실업자군단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면서 언제라도 다시 파업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끊이지 않고 터져나오는 정치비리로 정권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도 주요 3개 노조연합에 소속된 수만명의 노동자들이 밀라노 나폴리 제노바 베네치아 토리노 등지에서 대규모 실직사태를 야기한 지지부진한 경제개혁을 질타하면서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를 표적으로 삼았다. 이날 파업에는 공무원과 일부 정부산하 단체의 종업원도 가담했다.

유럽통합을 상징하는 브뤼셀의 EC본부앞과 덴마크의 마스트리히트서도 영국 벨기에 독일 프랑스에서 모여든 수만명의 유럽노동자들이 실직사태의 해소와 국가간 차별대우의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통일에 따르는 진통을 겪고 있는 독일에서는 구 동독지역의 조선 및 철강 노동자들이 20% 이상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이밖에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지에서도 20%에 달하는 실업률을 비난하는 시위가 잇따랐고 이 바람에 해외로 취항하는 항공편과 여객선이 결항하기도 했다.

이들은 유럽 전역의 1천4백만 실업자들을 대변해 『진정한 유럽통합은 정치적인 선언에 있는 것이 아니다. 생산을 맡고 있는 우리들이 통합을 지탱하는 힘이다』라고 선언했다.

노동자들의 다양한 목소리 가운데에는 무역압력을 높이고 있는 미국에 대한 반발과 우려가 포함돼 있었고 유럽역내 무역의 불평등성에서 오는 국가간 갈등이 노출되는가 하면 마스트리히트조약의 사회정책조항을 포기한 영국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힘을 과시한 이번 총파업에 대해 일부에서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유럽통합에 대한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자크 들로르 EC 집행위원장은 노동자들의 파업을 유럽통합에 대한 지지라고 해석하면서 각국 정부가 이들의 요구에 인색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노동자들이 재편되는 국제사회에서 자국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고 유럽의 미래에 건전한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회의적이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유럽 노동자들의 일치된 단결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는게 노조측의 자체 평가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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