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상은 예의 존중을 바탕으로 삼는다. 사전에선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할 의칙,또는 고마운 뜻을 나타내는 언행」이라고 예를 풀이한다. 하지만 본래의 뜻은 더 심오하다. 인간의 욕망을 조절하고 사랑한다는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사양하는 마음이 예의 단초라고 하였다. 이것을 행동으로 규제함이 의식,예절,예의라는 형식이다. 따라서 예약은 오늘의 사회윤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동양의 정치사상은 예와 덕을 나란히 높게 평가한다. 위정이덕이란 말은 「정치는 덕을 얻는 것」이라는 뜻이다. 도에 입각해서 실천한 업적이며 남의 마음속에 끼친 감화력이나 존경심까지 두루 포용한다. 그리하여 나라를 이끌어가는 조건과 전제로 자기 자신을 이기게 수양하며 집안을 잘 다스려야 할 것을 강조했다. ◆하루 사이를 두고 두 여성의 얼굴에 뉴스의 조명이 집중되었다. 한 여성은 장관직인 공인이고 다른쪽은 공인인 국회의원의 부인이다. 경우가 다른 우연이지만 홧김에 일을 저질렀다는게 비슷하면 비슷하다. 여성장관은 기자회견중에 그만 분노를 터뜨렸다. 남의 속을 그렇게 몰라주느냐고 험한 말까지 남기고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의원의 아내는 천하 공당의 회의장에 뛰어들어 모자를 쓴채 울분을 폭발시켰다. ◆시비공직을 따지기에 앞서,참으로 경망스럽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본인들도 발길을 돌리자 마자 후회와 한숨이 저절로 쏟아졌을 것이다. 망신도 망신이지만 경솔한 언행의 뒤끝이 어떠하리라는 생각을 한번쯤 했어도 이런 해프닝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 애초에 생기지 말아야 할 희극이자 비극이었다. ◆공인과 그 주변사람들의 행동거지는 이래서 어렵다. 시정인보다 훨씬 조신해야 함을 아마 깜박 잊은 것 같다. 더욱이 여성의 눈물과 호통은 함부로 드러내는게 아님을 망각한게 너무 딱하게 비친다. 이유와 사정이 어떻든 두여성은 자기조절 능력에 이상이 있음을 뉘우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예를 잃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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