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인맥 과감히 배제” 의지/개혁수술폭 어느 선까지… 관심정부가 2일 수도권 핵심부대장이자 군의 요직인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전격 경질한 것은 지난달 8일의 김진영 육군 참모총장과 서완수 기무사령관 경질인사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즉 문민정부 출범이후 꾸준히 추진되고 있는 군개혁이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전격 인사소식이 전해지자 국방부는 지난번 군수뇌부 인사 때처럼 벌집을 쑤셔놓은듯 당황하면서 인사배경을 알아보느라 분주했다.
정부는 이번 인사의 배경에 대해 『김영삼대통령의 군통수권 차원에서 이루어진 조치』라고 일반적인 성격 규정만 하고 있다.
그러나 군관계자들은 이들이 91년 12월 보직임명돼 통상임기 2년을 9개월 가량 남겨둔 상태였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실제로 김 대통령이 지난달 육참총장과 기무사령관을 임기 만료전에 전격 경질하면서 『6월의 정기 인사때까지 후속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군내부에서는 조만간 이들에 대한 인사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안병호 전 사령관은 79년 12·12 당시 노태우 9사단장 재임때 작전참모였고 80년 노태우 보안사령관의 비서실장을 맡는 등 군부내 이른바 「9·9인맥」(9공수여단·9사단 출신)의 핵심장성으로 알려져 왔다. 5공때인 85년 준장진급에서 탈락하는 비애를 맛본 안 전 사령관은 동해안 북단의 부사단장으로 나갔다가 86년 진급,육본 작전처장에 임명됐고 노 대통령이 정권을 쥔 6공에서 촉망받는 실세로 떠올랐다. 88년 6월 소장진급과 함께 사단장에 진출했고 노른자 보직인 육본 인사참모부장을 거친뒤 92년말 육사 20기 동기생들중 헬기사고 숨진 이현부장관과 함께 중장으로 진급하면서 핵심 보직인 수방사령관에 임명됐다.
안 전 사령관은 육본 인사참모부장 시절 6공 군부의 실세로서 하나회를 견제하는 인사개혁을 단행했던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형선 전 특전사령관은 줄곧 공수부대에서 근무해온 TK로 9·9인맥이긴 하지만 정치적 색채는 짙지않은 인물로 알려져 91년 2군사령부 참모장에서 특전사령관이 될 때도 의외의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군 관계자들은 이들의 경력으로 미루어 이번 인사를 6공 군부실세였던 9·9인맥을 겨냥한 「6공 물빼기」가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의 군수뇌부 인사는 하나회에 대한 가지치기 성격이 짙었고 이번 인사는 9·9인맥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색이 짙은 장군들에 대한 새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이번 인사로 육군 참모총장과 30여명의 육군 중장중 요직으로 꼽혀온 기무사·특전사·수방사 등 5·6공 때 위세를 과시해온 이른바 3사의 사령관이 모두 전격 교체됐다.
군관계자들은 김영삼정부의 장군인사를 통한 개혁의 메스가 앞으로 어느선까지 내려갈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인사로 군개혁의 걸림돌이 되는 장성들은 과감히 도태시킬 것이라는 정부의 의지가 더욱 분명해졌기 때문이다.<이충재기자>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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