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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미스터문화」 파문/신임 투봉장관,전임자정책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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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미스터문화」 파문/신임 투봉장관,전임자정책 맹비난

입력
199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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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유」 회계감사등 대변혁 예고프랑스의 문화예술인들은 제2차 동거내각 출범을 우려의 눈길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프랑스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자크 랑 문화장관이 물러나면서 문화정책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자크 투봉 신임문화장관(51)이 취임벽두부터 문화정책 개혁의지를 피력하면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투봉 장관은 지난 지난 31일 피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전임장관의 재임기간을 언급하면서 문화의식의 향상에 힘쓴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신 문화의 대중화 측면에서 실패해다고 비판론을 제기했다.

문화진흥을 정부시책의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프랑스문화의 국제적 위신을 회복시킨 점은 인정하지만 문화의 고급화로 문화향유 계층의 폭을 좁혔다는 비난이다.

투봉 장관은 이와함께 문화정책이 파리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도시의 문화풍토가 황폐화되고 가시적 문화사업에 치중,미술시장 등 문화의 지반이 와해되는 결과를 빚었다고 지적했다.

또 수십억달러의 예산을 들여 95년 임기만료와 때를 같이해 완공될 미테랑 대통령 최후의 야심작 국립도서관 건립계획에도 비판적 사세를 견지했다.

투봉 장관은 1일 89년 개관이래 비효율적 경영과 행정조직의 내분 등으로 얼룩진 바스티유 오페라에 대한 회계감사 명령을 내렸다. 이는 자크 랑 문화정책의 상징물을 전면 해부하는 것으로 자신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비치기 충분한 것이다. 바스티유오페라의 음악감독은 정명훈씨다.

투봉 장관은 문화정책 청사진은 그가 취임일성으로 『문화는 나에게 정열이기보다 위임의 성격』이라고 밝혔듯이 화려한 색채를 띨 것 같지 않다.

95년 대선준비에 골몰하게될 발라뒤르 내각의 일원으로서 거물이던 전임장관에 비해 내각에서의 입지도 넓지가 못하다.

미테랑 정권의 최장수각료이며 2인자로서 교육 공보 연구부문까지 총괄했던 자크 랑 장관이 대통령의 신임을 업고 재임기간에 문화예산을 3배 가까이 늘려 총 예산의 1%라는 기록을 수립했다.

반면에 내각의 업무분담으로 문화언어 정책부분만 관장하게될 투봉 장관은 이미 바닥난 예산으로 전임자가 벌여 놓은 사업의 뒤치닥꺼리에도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국립행정학교(ENA) 출신인 투봉 장관은 70년 시라크와 인연을 맺어 84년부터 88년가지 공화국연합(RPR)의 사무총장직을 맡으면서 『지옥까지 따라갈 마지막 동료』라는 시라크의 평가처럼 핵심 측근으로 부상했다.

오페라광이며 현대미술 애호가로 RPR내 「미스터 문화(무슈퀼튀르)」로 통했던 투봉 장관이 화려한 자크 랑의 공백을 과연 어떻게 메워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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