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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로 넘어간 북한 핵(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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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로 넘어간 북한 핵(사설)

입력
199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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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문제가 결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넘어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가 발효하는 6월12일까지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핵문제에 결말을 짓게 될 것이다.애초에 우리는 북한의 핵문제,다시 말해서 영변에 있는 두군데 시설에 대한 특별사찰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복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수준에서 해결되기를 희망했었다. 그러나 우려했던대로 북한은 IAEA의 입장을 완전히 거부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우리는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넘어감으로써 타협보다는 대결쪽으로 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우려한다. 그러나 「협상마감」이라고 할 수 있는 6월12일까지는 두달 열흘의 시간이 있는 만큼 그동안의 움직임을 신중히 짚어둘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을 다루는데 있어서 북한의 의도가 과연 무엇이냐 하는데 대한 평가가 대응책의 갈림길이다. 북한의 목표는 미국과의 흥정에서 최대한의 과실을 따내려는 방편이라고 본다면 강경대응 보다는 상당한 유인책을 쓰는 쪽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의 정책조정을 마친 한승주 외무장관이 내놓은 5개항은 말하자면 타협을 끌어내기 위한 「당근」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내 군사기지에 대한 핵사찰과 북에 대해 핵을 쓰지않겠다는 보장을 포함하는 5개항의 「당근」은 대체로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합리적 타결책의 하한선을 긋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북의 의도가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데에 있다면 이러한 「당근」 정책은 하나의 통과의례로 그칠 것이다. 그렇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의 태도에 의문이 있긴 하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아마도 경제제재로 갈 것은 확실하다.

북한이 끝내 우리가 내미는 「당근」을 받지않을 경우,중국도 국제적인 제재요구에 끝까지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당면 대응책의 강도에는 의견이 다르면서도,북한의 타협가능성에 대해서는 유연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미국의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지역담당 차관보에 지명된 윈스턴 로드는 타결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가 몰고 올 긴장상태의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북의 핵개발은 그 이상의 재앙을 뜻하기 때문에 북이 이성을 되찾아 이미 남북사이에 합의한 「비핵화선언」의 정신으로 되돌아 올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6·25전쟁이라는 민족상잔극을 벌였던 북측이 또다시 핵무기 개발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북측은 핵으로 얻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빨리 깨달을수록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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