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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계 소외감 고려 전격단행/이만섭의원 국회의장 내정배경·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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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계 소외감 고려 전격단행/이만섭의원 국회의장 내정배경·일문일답

입력
199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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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언 원로… 정치권 활력 기대/“날치기 없는 민주국회 만들 것”김영삼대통령은 1일 민자당 재산공개 파문과 관련한 국회직 인사를 그의 스타일대로 전격적으로 단행,국회의장에 이만섭의원을,국방위원장에 황명수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장 내정은 그가 6선에 당고문이긴 하지만 전국구라는 점에서 다소 파격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재산공개 파문으로 민정계가 치명상을 입었고 이 의원이 TK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사배경이 어렵지 않게 설명된다.

여기에다 이 의원은 정치권에서 직언을 할줄 아는 몇 안되는 원로중의 한사람이라는 점에서 개혁의 태풍에 휩싸여 무기력 증세를 보이고 있는 정치권을 복원하는데 적임자라는 평을 받을 것 같다. 이 의원은 또 지난해 민자당 후보경선 과정에서 노태우대통령에게 「YS대세론」을 직설법으로 건의했기 때문에 김 대통령으로서는 은혜를 갚았다는 측면도 있다. 당시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노 대통령을 단독 면담,『3당 합당을 한 이상 YS가 대통령후보가 되는게 순리』라는 주장을 정공법으로 펴 노 대통령의 결심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돼있다.

당일각에서는 민주계가 개혁을 주도하고 있고 사임한 박준규의장이 황낙주부의장을 의장직무대리로 지명했음을 들어 황 부의장이 의장으로 승진하는게 아닌가하는 관측도 있었으나 관측에 그치고 말았다. 이와관련해서는 민주계가 새정부 출범이후 요직을 독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황 부의장이 내정될 경우 재산공개 파문으로 불만을 가진 민정계,특히 TK출신 의원들이 조직적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상당한 반발을 보여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야만 하는 의장선출의 모습이 일그러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의장 내정자와 경합한 인사는 같은 6선인 민주계의 신상우의원과 공화계의 이종근의원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 의원의 경우는 황 부의장과 마찬가지로 민주계인데다 민주계에서도 비주류라는 점이,이 의원은 5·16을 주도한 군출신인데다 뚜렷한 경력이 없다는 점이 참작되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정가에서는 국방위원장외에도 2개 정도의 상임위원장이 바뀌는게 아닌가하는 추측도 있었으나 비공개 경고에 그쳤다.

한편 의 의장 내정자는 내정사실이 통고된 직후 의원회관에서 몰려든 보도진들과 일문일답을 갖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내정소감은.

『많은 동료의원들이 정치적으로 고뇌하고 있는 때여서 마치 바늘방석이 앉은 기분이다. 의정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에 너무 무거운 책임을 맡아 어깨가 무거울 뿐이다』

­앞으로의 국회운영 방향은.

『그동안 실추된 국회의 권위를 다시 살리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민주국회상을 정립하는데 밑거름이 될 생각이다. 국회운영은 여야의 개념을 초월,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민주전당의 참모습을 이룩하겠다』

­국회의 위상정립을 위해 가장 시습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인가.

『오로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길 밖에 없다. 본회의나 상임위 활동을 통해 국민의 생활·민생·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

­여야관계를 어떻게 조화시켜나갈 생각인가.

『새정부 출범이후 과거와 같은 여야의 대립관계는 많아 희석됐다. 오랫동안 민주화투쟁을 하던 사람이 여당에 들어가 서로를 잘 이해하게 됐다. 의원 모두가 소속정당보다는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국회의원의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국민의 소리가 높은데….

『여야가 우선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행정·입법·사법부 등 모든 공직자가 의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

­6선의 의정생활을 통해 꼭 시정해야 한다고 느꼈던 일은.

『여당도 야당도 다해봤으니 양쪽 입장을 잘 안다. 솔직히 말해 꼭 없애야겠다고 생각해온 것은 바로 날치기이다』

­정치관계법 등 현안처리에 관한 입장은.

『정치관계특위를 활성화해서 개혁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국회가 입법하는 기관이니 만큼 말로만 「돈안드는 선거」를 얘기할게 아니라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만나서 제도적 개혁에 노력해야한다』

­공정한 국회운영을 위해 의장이 당적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만일 국회에서 여야가 원의로 그렇게 결정한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이 의장 내정자는 외모와 성격이 빈틈없이 일치하는 「대쪽 정치인」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출신에 61세.

구 공화당 의원시절 「여당속의 야당」을 자임,3선 개헌에 극렬히 저항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연세대 1학년 재학중 6·25를 맞아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가 장교들과의 패싸움에서 주동자로 몰려 사병 제대한뒤 다시 연세대로 돌아왔고 응원단장을 맡았을 만큼 행동파이다.

대학졸업후 동아일보에 입사,정치부 기자로 최고회의를 출입하다가 박정희 국가재건 최고회의 의장의 눈에 들어 6대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부인 한윤복여사(61)와 1남2녀.<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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