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사회당까지 새내각 주장/재무 수뢰사표등 악재 계속이탈리아를 뒤흔들고 있는 부패스캔들은 좀처럼 파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4개 정당중 사민당 이외에 기민당,사회당,자유당 지도자 9명이 부패추문으로 이미 물러났고 아마토 총리의 사퇴설까지 나돌고 있다.
오스카르 루이지 스칼파로 이탈리아 대통령은 30일 위기타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바니 스파돌리니 상원의장과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하원의장을 대통령궁으로 초치했다.
스칼파로 대통령은 아마토 총리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유보했지만 행정부와 의회의 분위기는 아마토 총리의 사임쪽으로 기울이고 있다.
이날 회담을 요청한 조르지오 벤베누토 사회당 총재는 오는 4월18일로 예정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국민투표 이전에 새내각을 구성할 것을 주장했다. 같은 사회당의 아마토 총리를 더이상 지지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이 와중에 아마토 총리를 괴롭히는 악재는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부패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프랑코 레비글리오 재무장관은 30일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지난 83∼89년 사이 국영석유회사인 ENI 회장으로 재직할 때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다.
또 지난 72년부터 7차례나 총리를 지낸 전후 이탈리아 정계 최대의 실력자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 총리와 당시 각료 3명에 대한 사법당국의 조사가 진행중이다. 안드레오티는 마피아와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20여년동안 마피아를 비호하고 대가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아왔다고 주장한다.
지난 29일에는 기민당의 개혁주의자 마리오 세니 하원의원(53)이 『기민당은 부패와 마피아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폭탄선언과 함께 탈당했다.
지금까지의 단순 부패스캔들과 달리 안드레오티 전 총리 사건과 세니 의원 탈당은 소문으로만 떠돌던 정치권과 마피아의 연계를 사실로 확인한다는 점에서 파문을 더해가고 있다.
세니 의원은 탈당계 제출과 함께 당내 불만세력과 개혁파 소장의원들을 규합,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 것을 선언했다.
그동안 기성정당의 권한을 약화시키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주장해온 세니 의원은 이번 탈당을 계기로 오는 18일로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현 정부와 정치권을 싸잡아 공격할 것이 예상된다.
이제 최대현안은 아마토 총리의 사임시기와 4월18일 국민투표 결과이다. 스칼파로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공화당과 좌파민주당(PDS)을 포함하는 새로운 내각구성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9개월만에 아마토 내각 붕괴우려가 커지자 리라화는 마르크당 9백92.20리라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 「부패와의 전쟁」은 상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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