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혁균형속 개혁실세들 부상/「등」이후 강체제 공고화31일 폐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는 개혁개방의 가속화를 재확인하고 강택민체제를 공고히하면서 국가지도부를 제3세대로 완전히 교체한 대회였다.
강택민총서기의 후계자 지위 공고화와 함께 지적되는 이번 전인대의 특징은 ▲세대교체 ▲개혁파 우위의 보혁균형 ▲「실세」 포진에 따른 국가기구의 격상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세대교체는 제3세대 지도자 그룹을 구성하고 있는 강택민 이붕 교석 이서환이 각각 국가주석,총리,전인대 상무위원장,그리고 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직 등 주요 국가기구의 최고직위를 차지한데서 뚜렷이 나타났다. 총리의 경우만 빼고 국가주석,전인대 상무위원장,정협 주석의 전임자가 각각 양상곤,만리,이선념(지난해 사망) 등으로 모두 등소평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제2세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세대교체의 의미는 보다 분명해진다.
이번 인사는 또 지난해 10일 14차 당대회(14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개혁파의 우위의 보혁균형이 도모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기본적으로 보혁균형을 지향했다는 것은 이붕총리가 유임되고 추가화부총리,이철영 이귀선 등 개혁에 대체로 소극적인 일부 보수파 인사들이 국무원에 그대로 남았다는 사실에서 찾아진다.
그러나 ▲골수 보수파 왕진이 차지했던 국가부주석 자리에 비공산당원인 영의인이 선출되고 ▲주용기가 추가화를 제치고 제1부총리가 된 점 ▲국무위원인 이철영과 보다 서열높은 진금화를 건너뛰어 이람청이 부장(장관)급에서 단번에 부총리로 승진한 사실 ▲41명의 부장 주임중 10명이 새얼굴인 점 등은 보혁균형 가운데에서도 개혁파 우위를 지향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할 수 있다.
이붕총리가 15일 개막식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8·5계획」 기간중의 연간 경제성장 목표를 당초 자신이 설정한 6%에서 8∼9%로 상향조정해야겠다고 밝힌 것은 경제정책의 주도권이 개혁파에게로 넘어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전인대에서는 또한 개혁개방을 가속화하기 위한 국무원 기구개편과 사회주의 시장경제 추진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에서 헌법 개정작업도 이루어졌다.
헌법개정에서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계급투쟁 부분이 삭제되지 않았고 「4항노선」도 그대로 유지됐지만 몇가지 중요한 수정작업이 이루어졌다. 우선 서문부분에서 중국이 「사회주의 초급단계에 있다」라는 대목이 삽입된 점이다.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은 조자양 전 총서기가 13대 정치보고에서 처음 밝힌 것으로서 이 문구의 삽입은 조자양노선에 대한 「복권」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헌법 7조의 「국영경제」가 「국유경제」로 바뀌어지고,15조의 「국가는 사회주의 공유제 기초하에 계획경제를 실행한다」는 것이 「국가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실행한다」라는 표현으로 수정되는 등 모두 9개 항목에서 수정작업이 이루어졌다.
이같은 헌법 개정은 국영기업의 경영자주권 보장과 사회주의 시장경제 추진에 따른 각종 법규의 제정을 헌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전인대는 등소평 사후 후계체제의 골격을 완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등소평에 의해 주도되고 유지되는 이러한 기본골격이 등의 사후에도 유지되느냐의 여부는 강택민과 제3세대 지도부의 어깨에 달려있는 별개의 문제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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