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출당 사이서 행보 고심/「잠적」으로 무언의 저항계속/당선 “인내 한계” 강경한 입장유학성·김문기·김재순의원의 의원직 사퇴… 박준규의장·임춘원의원의 탈당… 정동호의원의 막판 버티기.
재산공개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의원들이 모두 신변을 정리했건만 정 의원만은 「마침표」를 찍지 않고 있다. 그의 반발이 박 의장의 탈당이나 김 전 의장의 토사구팽론처럼 파장을 일으키지는 않지만,재산공개 파문의 마무리에 개운치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민자당 지도부는 개혁의지에 저항하는 정 의원을 노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 그의 향후 거취와 당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의원은 대국민 유감표명,징계 등 당차원의 조치가 매듭된 30일 하오까지도 가부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대신 잠적이라는 무언의 저항을 택했다. 당지도부는 당기위(31일)를 통한 출당(제명)을 경고했고 한 당직자는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계속 버티면 정부가 나설 수 있다』며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이 극약처방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정 의원이 29일 당과의 접촉에서 보여준 격한 태도때문. 정 의원은 이날(29일) 하오 설득사절로 찾아간 육사동기(13기)인 민태구의원에게 『투기혐의로 따지자면 나보다 더한 사람이 많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심지어 재떨이를 던지려 했다는 얘기마저 있다.
정 의원의 서슬이 파렇자 2차 사절로 낙점된 권해옥 특위 위원장이 『주먹다짐을 당할 것 같다』며 몸을 사렸다.
사실 정 의원은 지난 12대 국회때 육군참모차장으로 재직중 「국방위 회식」사건에서 국방위 소속의원들에게 간단치 않은 주먹실력을 과시한 경력이 있다. 당지도부는 재차 연락을 시도했으나 『출타중』이라는 대답만을 들었을 뿐이다.
정 의원의 저항을 둘러싸고 여러전망이 나오고 있는데,박 의장의 행보를 따르리라는 예상이 그중 하나. 정 의원이 형편론을 내세워 『억울하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당의 요구인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고 탈당을 선택하리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탈당 발표는 당기위가 열리는 31일 상오 10시 이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정 의원이 이런 저항 수순을 밟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측면도 있다.
사법처리 가능성마저 흘러나오는 마당에 저항의 색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는 어려우리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 의원은 「당기위의 출당의원총회,당무회의의 추인」이라는 당의 조치를 단순히 수용할 수도 있다. 청와대나 당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의원직을 유지하는 실리를 택하리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치욕적인 정치생명의 종언과 다를바 없다. 출당된 의원은 정치동료는 물론 지역구민조차 거리를 둘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런 전후사정을 헤아려보면 정 의원은 진퇴양난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선택이건 곤혹과 소외를 동반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