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총선결과 하원 최대의 단일 정파로 떠오른 공화국연합(RPR) 소속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 재무장관(64)을 신임총리로 지명함으로써 프랑스에 제2차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 시대를 열었다.총선전부터 내부 조율을 마친 RPR와 우파동반세력인 프랑스 민주동맹(UDF)은 물론,사회당의 미테랑 대통령까지 거부감없이 받아들인 발라뒤르의 마티뇽(총리공관) 입성은 그의 무색무취한 정치성향과 경력에도 기인한다.
터키 태생으로 엘리트 관료·정치인양성 코스인 명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발라뒤르는 행정재판소인 국가평의회와 국영라디오 텔레비전 이사 등 다양한 경력을 쌓으면서 64년 조르주 퐁피두 내각의 보좌역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퐁피두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비서실장을 역임하면서 우파 중진으로 부상했고 86년 파리에서 하원의원에 당선,1차 동거내각때 재무장관을 지냈다.
짧은 정치경력이지만 적을 만들지 않는 원만한 대인관계,철저한 자기관리,해박한 논리를 두루 갖춘 참모형 인사라는게 중평.
발라뒤르 총리는 그러나 좌우 동거의 한축을 이끄는 내각수반으로서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베레고부아 사회당 내각의 유산인 실업 등 경제침체의 과제에서부터 외로운 레임덕기간을 고도의 정치력으로 극복하려는 미테랑 대통령과의 조화문제나 대선을 앞두고 치열하게 전개될 우파연합 내부의 알력을 발라뒤르는 헤쳐가야 한다.
자신을 총리로 민 자크 시라크 RPR 당수가 95년 대권가도에 첨병이 되도록 요구해올 경우 발라뒤르의 운신폭은 더욱 좁아진다.
동거정부의 주요 각료로는 외무에 알랭 쥐페 RPR 사무총장,재무에 에드몽 알팡드리(UDF),국방에 샤를르 파스콰 전 내무(RPR) 등이 거명되고 있다. 내각구성과 함께 선보일 발라뒤르의 정국운영 솜씨가 주목된다.<이재열기자>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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