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사상자를 낸 구포 열차탈선 대참사는 철도안전에 대한 기본적 경각심 결여가 빚은 예견된 인재였다.수많은 생명을 수송하는 철도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철도청 관계자나 인근 공사장 관계자 그 누구에게도 없었던 것이다.
사고직전 『잠시후 구포역 도착』이란 안내방송을 듣고 다소 들뜬 승객들은 그들에게 닥칠 청천벽력같은 참사를 상상이나 했었겠는가.
지반침하로 기관차가 흙더미에 처박히면서 뒤따르던 객차가 형체도 없이 부서져버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들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사고발생 장소는 경부선 구포역 기점 7백m 지점으로 덕천천 인근 높이 10m 가량의 철길이었다. 인근 부산 북구 덕천2동 일대가 상습 침수지이고 낙동강쪽 경사 60도 높이 10m 철길 아래는 갈대숲이 무성한 저습지여서 지반이 연약해 평소에도 이곳을 지나던 기관사들이 불안해 하던 곳이었다.
그런데도 사고지점에서 낙동강쪽으로 20여m 떨어진 곳에선 한진종합건설이 (주)삼성종합건설로부터 지하 25m 전력구 공사를 하도급 받아 지하터널 굴착작업을 벌여왔다.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철도청과 (주)삼성종합건설측은 그 누구 하나도 만일 있을지도 모를 사고에 대한 배려를 하지 못했다.
철도청은 수천명의 생명을 싣고 달리는 열차 주변에 대한 안전경계에 철저를 기해야했고 철도 주변공사 관계자도 철도의 안전대책을 한번쯤 생각했어야 한다.
철도청은 부산시로부터 지난 15일께 사고현장 인근에 전력구 공사가 진행중임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검경의 수사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사고원인 규명에 나선 검경은 조속히 철저한 원인규명으로 유족들의 원통한 심경을 조금이나마 위무해야할 것이며 철도청 등 관계당국도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일 망정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의식개혁 및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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