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의 장차관과 민자당 의원들의 재산공개 파문이 확산되면서 신문사 편집국 전화는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의원들의 부동산투기를 비난하거나 집없는 설움을 자탄하는 전화뿐 아니라 공직자들의 숨겨진 비리를 고발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백여통씩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모의원은 어디에 수만평의 땅을 숨겨놓았다』는 제보전화를 비롯,『비리정치인들은 모두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는 비분강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잠실에 사는 가정주부는 『울화가 치밀어서 전화했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건설회사에 다닌다는 한 회사원은 「비리공직자 규탄대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40대 남자는 시외전화를 걸어 『내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이 그렇게 많은 땅과 집을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다』며 『유권자의 표를 더럽힌 국회의원은 당장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호통을 쳤다.
『그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사모은 땅에 국민주택을 짓는다면 도대체 몇채나 지을 수 있느냐』며 서울의 50대 집없는 주부가 항의해왔고 한 여대생은 『돈에 눈이 먼 권력자들이 이 나라를 벼랑끝으로 몰아 세우고 있다』며 우려했다.
드러나지 않은 부정과 부패를 속속들이 들추어내되 나라를 다시 추스리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는 의견과 당부도 있었다. 곪은 부분을 깨끗이 도려내고 새살이 돋아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함께 노력해 국기를 보다 튼튼히 다지자는 다짐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이럴 수가 있느냐」 「이 나라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분노와 서글품과 걱정이 더 진하게 배어 있는게 사실이다.
아직도 자신의 진퇴를 결정하지 못한채 눈치를 보고 있는 의원 나으리들에게 이들 성난 시민의 목소리를 그대로 녹음해 들려주고 싶은게 기자의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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