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철도청과 협의안해/부실한 철로관리도 책임/예산 태부족 시설개수 제때 손못써부산 덕천동 제117 무궁화호 열차 참사는 철로변에서의 무분별한 공사가 빚은 어처구니없는 인재다.
이번 참사는 사고지점 지하 25m에서 한전전력구공사를 한 것이 노반침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고지역은 인근 1백m 지점에 덕천천이 흐르고 철로옆이 산이다.
이같은 지역적 여건을 무시한채 한전측의 하청을 받은 업체가 철로 지하 25m 지점에서 안전조치없이 공사를 한 것이 화를 불렀다.
즉 지형적 특성상 지하수가 산에서 덕천쪽으로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전선관 매설작업으로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노반침하를 가져온 것이다.
철도청측은 한전측이 그같은 공사를 하면서 사전협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경부선은 상·하행선 합쳐 열차가 하루 5백여회 통행한다.
특히 여객열차 통행만도 3백80여회에 이른다.
따라서 경부선에서의 사고는 엄청난 인명피해를 불러옴은 물론 재산상 손실과 함께 국민에게 엄청난 불편을 안겨주게 마련이다.
이번 참사의 경우 불행중 다행으로 기관사가 50여m 전방에서 지반침하를 발견,비상제동을 걸어 그나마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무궁화호는 최고속도가 시속 1백20㎞이나 통상속도는 92㎞이어서 제동을 걸었으나 탈선은 불가피한 상태였다.
휴일이어서 부산으로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 기관사가 비상제동을 걸지 않았다면 전복된 2량의 객차외에 나머지 5량의 객차들도 전복,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무궁화호의 정원은 72명이나 휴일의 경우 50명 정도의 입석 승객을 태우기 때문에 1량당 평균 1백20명에 이른다.
이번 사고의 직접 원인이 한전측의 무분별한 공사지만 평소 철도청의 허술한 철도관리에도 원인이 있다.
이 지역은 지형상 평소에도 노반이 약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호우가 내린후면 지반침하 기미가 있어 주의를 기울여온 것으로 기관사들도 서행운행을 하는 곳이다.
이같은 상태라면 그동안 한전측이 이 부근에서 벌이는 폭파작업에 대비,충분한 안전대책강구 등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
미리 막을 수 있는 사고를 철도청이 방만한 철도관리로 결과적으로 방조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번 열차사고의 원인에는 우리 철도의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경부선의 경우 앞열차와 뒷열차의 운행간격이 15분밖에 되지 않는데다 하루종일 운행으로 평소 철로 보수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태로 추돌사고가 자주 일어났고 시설개선이 없는 상태에서의 사고는 났다하면 이같이 대형참사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철도에 대한 투자는 그동안 턱없이 부족했다.
내구연한 20년이 지난 기관차가 전체 기관차의 20%에 이른다. 이들 노후기관차의 경우 여객수송이 아닌 화물수송에 투입되고 있으나 이로인한 사고위험은 크다.
철도청은 내구연한이 지난 기관차의 부품을 계속 교체하면서 수리해 나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은 예산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점에 대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연평균 25대 정도의 기관차를 새 것으로 교환해야 하나 예산지원은 15대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철도청은 새마을호 열차의 장대화(16량 편성)를 추진하고 있으나 휴일에는 밀리는 승객들을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객차 등의 시설노후로 평일에는 승객이 외면,좌석이 남아돌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부채비율이 89년 62.7%,90년 61.1%,91년 67.5%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철도는 1일 여객열차 1천4백58회,화물열차 5백66회 등 모두 2천24회를 운행하고 있다.
수송인원은 1일 평균 1백51만5천명,연 5억5억4백45만2천명이나 된다.
전체 교통수단에서의 철도의 여객수송분담률이 26.5%이다.
화물도 6백12억1천5백만톤을 처리,전체화물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오는 96년 공사로 될 철도청은 이같은 역할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과감한 예산확보와 함께 직원들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 하겠다.<정재용기자>정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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