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준비” 방송직후 “꽝”/귀대길 ROTC 7명 참변도○…사망자수가 많았던 것은 사고 1분여전 『구포역 도착이 임박했으니 하차준비를 하라』는 안내방송으로 인해 6호차 승객들중 상당수가 출입구쪽으로 미리 나와 있었기 때문.
특히 발전차와 6호차 사이 틈에는 30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한꺼번에 발견되기도.
○…ROTC 출신 초임장교 7명이 주말휴가를 마치고 이 열차를 타고 귀대하다 자신들이 내릴 구포역을 불과 7백여m 남겨두고 모두 사망.
김해공병학교 소속인 최재영소위(25) 등 7명은 지난 2월 대학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한뒤 김해공병학교로 배치돼 1개월여간 특기교육을 마치고 휴가를 받아 귀대하려다 참변.
○…부산 남구 감만동에 사는 안상근씨(53)는 이날 부인·딸과 함께 군에 갓 입대한 아들을 면회하고 돌아오다 참변.
안씨는 부인 차상조씨,딸 선희양(20)과 함께 대구지역에 근무중인 아들 태호군(21·경성대 법대 2년 휴학)을 면회갔다 돌아오다 자신은 숨지고 딸 선희양은 다리에 중상을 입었으며 부인은 실종되는 불행을 당했다.
○…한중병원에 입원중인 김태성씨(39·부산 부산진구 전포1동 276의 1)는 3호차에 타고 있다 구포역에 내리기 위해 5호차와 6호차 중간을 지나던중 꽝소리와 함께 김경혜씨(31·여·부산 북구 주례동 301)가 데리고 있던 6세·4세 남아 어린이 2명이 열차밖으로 튕겨 나가려는 것을 몸을 던져 붙잡아 경상만 입고,자신은 왼쪽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기도.
○…부산시는 사고가 나자 크레인 4대,앰뷸런스 12대 등 각종 장비를 현장에 동원했고 구조·복구인력도 북구청 전직원,경찰 6개 중대,소방대원 3백여명,향토사단 3개 연대,인근지역 민방위 대원 1천여명 등 1만여명 이상을 동원,마치 전시비상 동원사태를 방불.
○…이날 구조작업엔 대한적십자 부산지사 인명구조대(대장 송춘식·48) 대원 12명과 부산 중부·부산진소방서 119 구조대 9명도 참가,비지땀을 흘렸으나 사고가 워낙 대형사고인데다 절단기 등 장비부족으로 애를 태우기도.
인명구조대장 송씨는 『그동안 금정구 서동 매몰사고,부산진구 전포동 산사태 등 수십여차례 출동해봤지만 이같은 참사는 처음』이라며 『대형사고에 대비한 장비지원 등이 아쉽다』고 밝히기도.
○…사고시간 불과 5분전인 하오 5시25분께 대구를 출발,부산으로 가는 3량짜리 제175 무궁화호 열차(기관사 배경연·32)가 사고지점을 통과,아슬아슬하게 참사를 모면.
하오 5시40분께 부산역에 무사히 도착한 이 열차 승객들은 엄청난 사고소식도 모른채 태연히 귀가.
○…이날 사고에서 기관사 노진환씨(36)가 기관차가 전복되지 않은 바람에 구사일생으로 화를 모면.
노씨는 50여m 가량 전방에서 철로가 내려앉은 것을 목격하고 급제동하면서 사고에 대비한데다 기관차가 다행히 전복되지 않고 그대로 처박혀 한동안 갇혀있다 구조반에 의해 구출.
○…수습대책본부가 설치된 부산 북구청2층 회의실에는 유족 및 장의대책반 등 5개반별로 시내 15개병원에 옮겨진 사망자 및 부상자의 신원을 파악하느라 우왕좌왕.
또 북구청 1층 시민과 창구에 마련된 연락창구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시민 50여명이 사망자 명단을 확인하느라 북새통.
○…철도청 관계자는 『한전측이 전혀 사전 협의없이 공사중이었다』며 사고책임을 한전과 한진건설쪽으로 돌리려 안간힘.
이 관계자는 그러나 『89년부터 한 공사를 현장철로 감시원이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
한편 하오 10시30분께 철도청에 나타난 이종훈 한전사장은 『허가관청인 부산시로부터 공사허가를 받았다』며 『부산시와 철도청의 협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해 철도청과 한전측이 서로 책임회피에 급급하는 인상.
○…30구의 시체가 안치되고 36명의 중경상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한중병원은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1백여명의 가족들이 몰려 통곡.
◎후속열차 우회운행
▷열차 우회운행◁
이날 사고로 하오 2시45분 서울발 부산행 제20 새마을호 열차와 하오 6시 부산발 서울행 제121 무궁화호 열차부터 사고지점을 우회,동대구경주울산부산을 잇는 동해 남부선으로 우회운행했다.
◎확인된 사망자 명단
◇한중병원(30명) ▲강해인(30·부산 남구 감만동 202의 2) ▲김종준(48· 〃 사하구 감천동 475의 18) ▲이원영(27·소위·육군공병학교) ▲장원대(육군소위) ▲구자훈(62·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임의택(39· 〃 동구 범1동 1492의 6) ▲남용우(육군소위) ▲신성자(33·여·부산 금정구 남산동 59의 32) ▲이동혁(8·신성자씨 아들) ▲이하나(7·여·부산 금정구 남산동) ▲배두아(37·여) ▲박명국 ▲서정일 ▲이종옥 ▲신원불상 남자 4명,여자 14명
◇백병원(9명) ▲오주창(48·부산 사하구 괴정3동 882) ▲안상근(53· 〃 남구 감만동 511) ▲김성식씨(27· 〃 중구 보수동 1가 321) ▲송재익(20·방위병) ▲성재인(80) ▲남경희(28·여·경남 밀양군 단양면) ▲정성훈(7·부산 사하구 구평동) ▲차삼조(47·부산 남구 감만동 511) ▲안분림(74·여경북 상주군 사벌면 덕담리)
◇동아대병원(2명) ▲박영호(30·부산 금정구 서2동 현대APT 3동 208호) ▲오정자(54·여· 〃 동래구 오장동)
◇대동병원(4명) ▲박용규(34·육군 준위·서울 노원구 월계동) ▲신원불상 여자 3명
◇광혜병원(2명) ▲이용호(22·대구 중구 남산4동) ▲이영근(24·군인)
◇구포성심병원(3명) ▲신원불상 남 2 여 1명
◇부산대병원(2명) ▲신원불상 여자 2명
◇누가병원(1명) ▲김학연(육군 병장·해운대 포대소속)
◇보훈병원(3명) ▲신원불상 여 2 남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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