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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재산파문 조기수습 “삐걱”/박 의장 사퇴거부 새변수 돌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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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재산파문 조기수습 “삐걱”/박 의장 사퇴거부 새변수 돌출

입력
199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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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계 심적동조 「버티기」 지원/최 총장 「휴일행보」에 최대관심재산공개의 한파가 내주초까지는 민자당을 계속 얼어붙게 할 전망이다.

청와대와 당지도부는 재산공개 파문이 지나치게 확대되자 조기 수습쪽으로 방향을 잡고 「주말매듭」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파문수습의 중심에 서있는 박준규 국회의장이 완강히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면서 마무리 수순은 늦춰지고 있다.

당지도부는 원만한 모양새를 위해 「자진사퇴」의 필요성을 집요하게 설득하고 있으나 「별무소득」이라는 후문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출당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성급한 주장도 나오고 있으며 박 의장의 버티기에 구구한 해석들이 뒤따르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만 보면 박 의장은 단순히 「억울하다」는 심정으로 의원직 사퇴압력에 저항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박 의장의 「고집」 이면에는 민정계의 목소리가 암묵적으로 배어있어 그의 거취가 돌출변수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민자당 재산공개 파악특위는 27일 청와대의 의중이 「의원직 사퇴 3∼4명 내외」에 있음을 재차 확인하고 박 의장 설득을 본격 개시.

특위 위원들은 설득의 「악역」을 놓고 설왕설래하다 권해옥위원장이 말기로 낙착. 권 의원장은 이날 상오 의장공관을 방문,국민여론과 사안의 심각성을 들어가며 조심스럽게 용퇴를 요청.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인민재판식 사퇴압력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박 의장은 특히 권 위원장이 「사퇴사절」로 온데 대해 『격이 맞지 않는다』며 불쾌해했다는 후문.

이를 전해들은 한 민정계의 3선의원은 『국회의장의 설득 사절로 최형우 사무총장이 가도 결례』라며 『김종필대표가 가야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

또다른 민정계 의원은 『박 의장의 자존심을 자극하면 더 일이 꼬일 것』이라며 박 의장의 버티기를 내심 희망. 박 의장측 인사들도 『지역구 8선의원인 국회의장을 홀대와 여론재판으로 밀어붙일 수 있느냐』며 분통.

반면 민주계 의원들은 『누가 터무니없는 사실을 조작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진퇴의 고비에서는 용단이 필요하다』고 가시돋친 반응.

○…박 의장이 사태수습의 걸림돌로 부각되자,그의 거취와 당의 대응을 놓고 다양한 전망이 속출.

민자당은 박 의장이 끝까지 사퇴를 거부할 경우 당기위를 열어 출당조치를 내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 특위측은 대세론을 들며 『결국 박 의장의 사퇴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낙관.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전망도 적지 않다. 사실 최근 박 의장이 보여준 행보나 주장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박 의장은 지난 26일 조사특위에 소명자료를 제출,『축재과정에서 투기나 공직남용은 없었다』는 요지의 주장을 했다.

해명서에는 임대주택 75가구문제와 관련,『정부가 임대주택 건축을 권장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이를 문제삼느냐』는 의견도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의장의 두문불출하는 태도에도 「완강함」이 배어있다고 측근들은 말하고 있다.

민정계 의원들은 박 의장의 버티기를 내심 지원하는 형국이다. 민정계 의원들은 재산공개의 최대 피해자가 된데다가 갈수록 소외되리라는 위기의식을 절감하고 있어 박 의장의 「고집」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슬퍼런 개혁바람에 노골적으로 고개를 들고 저항하는 민정계 인사는 없지만,물밑에서 끓는 민정계의 불만은 점차 그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때문에 이들에게는 박 의장의 모습이 「투기혐의」보다는 「불만의 대변자」처럼 비치고 있다.

민정계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로 가면 15대 공천에서 민정계는 거세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만약 이런 구도로 간다면 「딴살림」 차릴 수 밖에 없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나 당지도부는 이를 일소에 부치고 있다. 결코 개혁을 바라는 국민대세를 외면할 수 없고,또 민정계라 할지라도 새시대의 조류에 동참할 경우 얼마든지 중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박 의장 문제는 사태수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최형우총장이 27일 부산에 내려갔다가 28일 상경한 이후 펼칠 「휴일작업」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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