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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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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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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마다 연일 크게 보도되고 있는 민자당 의원들의 재산공개 파동을 지켜보면서 생각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지난날의 개혁주도세력이 지금 개혁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정의당이란 간판을 내걸고 정치에 나섰던 소위 신군부세력과 민간 동조세력이 바로 그들이다. 거창하게 당명에까지 정의란 단어까지 넣어가며 개혁을 부르짖던 그들이다. ◆당시 신군부 개혁주도 세력은 5·17조치로 많은 정치인들을 체포하여 그들의 재산을 부정축재라며 강제로 환수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거꾸로 여론재판을 받고 있는 그때 그 사람들이 그 엄청난 검은 재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하다. 그들은 총칼로 구 정치인들의 재산을 빼앗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그들은 총칼로 혁명을 했지만 지금은 펜을 가진 언론에 의해서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몇사람씩 비리의 주인공들이 대문짝만한 활자로 소개되고 있다. 또 이미 보도되었던 사람들에게서도 숨겨져 있던 다른 비리가 속보되고 있다. 이러다가는 민정당 출신 의원들이 모두 사퇴하는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국회를 스스로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하자는 소리까지 나올 법하다. ◆그래서 지난 총선에서 낙천 낙선된 전직의원들이 요즈음 가장 즐겁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산축적에서 현직의원 못지않은 사람들이 수두룩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직 장차관들도 이점에선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 되고 말았다. 과거의 개혁주도세력들이 개혁당하고 있는 혁명적 상황을 지켜보면서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것은 민자당내의 민주계 의원들이다. 지금은 재산이 없어 떳떳한 그들이 5년이 지난뒤에도 계속 떳떳한 자세를 견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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