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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야 할 경제개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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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야 할 경제개혁(사설)

입력
199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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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의 개혁운동의 폭과 속도가 예상보다 넓고 빠르다. 그 파급영향은 이미 정치,경제,사회 등에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들의 재산공개는 우리 사회지도층 특히 정치지도자들의 도덕적 타락이 얼마나 뿌리깊고 구조적이었던가를 증언해주고 있다.뒤늦게나마 정치지도자들과 고위공직자들은 그들의 축재규모나 그 과정이 사회통념으로 수용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면 도덕적으로나 법률적으로 문책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금은 우리 사회전체가 과거의 부도덕,비리,부정부패,투기 등 온갖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해 대정화운동을 펴고 있다. 사회는 자정운동이 없으면 부패,침몰하게 돼있다. 김영삼대통령의 지도력과 비전이 기폭시킨 이 정화운동은 이제는 인위적으로 어설픈 제동을 걸기가 어렵게 돼있다. 또한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사회정의가 선택적으로나마 실현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 우리는 정부가 국민들의 이 억제할 수 없는 열망을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영삼정부가 일단 부정부패척결·경제회생·국가기강확립 등을 3대 국정목표로 설정,이에 따라 국가정화운동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고 보면 금융실명제의 실시를 일부러 늦출 필요가 없다고 본다.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3월19일 「신경제」 특별담화에서 금융실명제의 실시시기와 방법 등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이 『실시한다』고만 밝혔었다.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의지와 지금까지의 통치 스타일로 보아 그의 말을 믿고 싶다.

그러나 금융실명제는 5,6공에서도 실시직전에 미뤄졌던 만큼 실시한다는 말만으로 신뢰를 주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경식부총리는 26일 한국신문편집인협회 조찬연설에서 『금융실명제의 실시여부는 더이상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중소기업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김영삼대통령의 임기중,그것도 임기말 이전에 시행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의 『임기말 이전 시행운운』은 당초 『5월 시행일정 및 방법발표』 운운했던 때와는 말의 강도가 상당히 약화된 것이다.

금융실명제는 금년이나 명년에 실시되지 않는다면 95년 총선거,97년 대통령선거이므로 그 다음에는 실시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실명제 반대론자들이 말하는 해외도피,지하잠적,부동산 등의 실물투기 등은 언제 실시하든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우리의 개혁이 경기회복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혁은 한국경제의 체질을 강화,결국 경쟁력을 높인다. 개혁을 철저히 하려면,또한 구조적으로 정착시키려면 금융실명제의 실시가 필요 불가결하고 호황때보다는 불황인 지금이 부작용을 더욱 줄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경제개혁은 빠를수록 좋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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