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진실로 국리민복과 품격높은 정치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합시다』 『한평생을 학처람 깨끗하게 살겠다는 것이 나의 신조다』 앞의 말은 88년 6월 13대 국회 개원식에서 당시 김재순 국회의장이 한 연설이고 뒷말은 박준규 현 국회의장이 자신의 아호인 「학주」를 풀이한 말이다. ◆8선·7선의 원로인 박준규의장과 김재순의원은 공통점이 많다. 비슷한 연배로 50년대 정치에 입문,5대때 처음 국회에 진출했고 민주당에서 역대 집권당인 공화민정민자당으로 양지를 찾아 변신을 거듭한 끝에 요직을 거쳐 국회의장을 차례로 지낸 점 등이다. ◆장면정권5대 국회때 두사람은 소장파의 리더로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 박씨는 조윤형 김용성 이상신 등 구파 의원들과 청조회를 만들어 요정안가기,양담배 안피우기,검은돈 안받기 등 새정치운동을 벌였고 김씨는 신파의 소장그룹인 신풍회의 2인자로 이름을 날렸었다. ◆5·16후 이들은 공화당에 가담하여 출세가도를 달렸다. 국회 외무위원장,당정책위 의장을 지낸 박씨는 유신말기에는 당의장으로서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의원직 제명을 지휘했고 김씨는 대변인,국회 재무위원장,원내총무 등을 거쳐 9대 선거때 낙천의 충격으로 쓰러졌다가 기적적으로 재기했다. ◆80년 신군부가 구 정치인들을 규제했을 때 국민들은 이들이 「시대적 책임」을 지고 은퇴할 것으로 알았으나 88년 13대 선거에 민정당으로 나란히 당선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영원한 불사조」임을 증명한 것이다. 입당후 박씨는 당대표위원,김씨는 국회의장을 맡았으며 특히 박씨는 13대 후반과 현 14대에서 국회의장을 맡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대로다. ◆요즘 국민들은 민자당 의원들중 특히 이 두사람이 그나마 크게 줄이고 감추고 몇배나 낮게 산정하여 공개한 재산상황인데도 엄청난 땅과 빌딩과 다세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데 경악하고 있다. 권력을 쫓아 변신은 거듭했지만 원로로서 존경했었는데 반도덕적,반국민적인 축재행태에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꼭 3년전 골덴복 차림에 비를 들고 광화문을 쓸던 「국리민복자세」와 「학주정신」은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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