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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테랑,우파 독주견제 역부족/불 「2차 동거」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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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테랑,우파 독주견제 역부족/불 「2차 동거」 어떻게 될까

입력
1993.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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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임명권 최대활용 예상/우파 벌써부터 불타협 천명21일의 총선 1차 투표에서 명백해진 집권 사회당의 대몰락은 이제 「코아비타시옹」의 숙제만을 프랑스에 남겨놓고 있다.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책임제의 절충형 정치구조에 대통령과 하원의원의 임기가 달라 나타나게 되는 프랑스만의 독특한 정치형태인 코아비타시옹은 사회당 대통령에 우파내각의 「동거」를 말한다.

86년 총선에서 우파에 패한 사회당의 미테랑은 자크 시라크를 총리에 지명하고 내각구성을 위촉,5공화국 최초의 좌우 동거정부가 등장했었다.

그러나 이번 코아비타시옹은 1차 때와 전혀 다른 요인들을 갖고 있다. 당시 사회당은 우파에 졌지만 70여석 모자라는 2백12석을 확보,의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또 미테랑도 헌법상 우위를 이용,우파의 국정운용에 사사건건 거부권을 행사,우파의 독주를 견제했다.

동거의 경험이 없는 시라크 총리는 정치책략에 능란한 미테랑에 갖은 수모를 받고 인기가 크게 떨어졌다. 결국 그는 88년 대선과 미테랑의 의회 해산으로 실시된 총선에서 패해 첫번째 동거는 2년3개월만에 끝났다.

이번 1차 투표에서 1명의 당선자도 내지못한 사회당은 결선투표에서 70여석만을 목표로 하는 제3당의 신세로 전락했다.

제2의 코아비타시옹에서 미테랑은 더이상 기댈 언덕이 없어졌다.

상원과 지방의회에도 우파가 이미 대세를 장악하고 있다.

임기를 2년여 남긴 레임 덕 미테랑의 정치적 입지는 그간 건강문제(전립선암)까지 맞물려 거의 와해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우파의 칼날은 더욱 예리해졌다. 시라크의 공화국연합(RPR)과 지스카르 전 대통령의 프랑스 민주동맹(UDF)은 각각 2백50석 2백10석을 확보,우파연합인 프랑스동맹(UPF)이 하원의 80%를 차지할 전망이다.

우파는 이미 선거전서부터 대통령의 헌법상 우월적 권한인 외교·국방의 전담관행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프랑스 5공화국 헌법은 총리에게도 국정의 결정과 집행권,국방책임권 등을 부여하고 있다. 우파연합은 좌파와 「타협않는 정치」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미테랑이 갖고 있는 유일한 카드는 우파의 분열과 총리임명권이다. 우파의 힘을 가장 약화시킬 수 있는 총리를 임명하고 우파의 분열을 조장,2년반후 대선에서 사회당의 정권재창출을 꾀한다는 것이다.

미테랑은 총선으로 제1당의 위치가 확실해진 공화국연합에서 내세우는 발라뒤르 전 재무장관을 총리로 지명하는 것이 순리이다. 그러나 미테랑은 시라크를 다시 지명할지도 모른다. 95년까지 길지않은 동거기간중 사회당의 첫번째 패배요인이 된 실업문제에 가시적 성과를 올릴 수 없음을 알고 있는 시라크는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총리직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시라크가 거부한다면 미테랑은 마음놓고 지스카르나 엉뚱하게 같은파의 레오타르 전 문화장관,레이몽 바르 전 총리 등을 지명,우파내에 자중지란을 일으킬 수 있다.

제2의 코아비타시옹은 좌우 동거외에 같은 우파로서 숙명적인 경쟁자이자 협조자인 시라크와 지스카르의 동거라는 구도를 갖고 있어 묘한 역학관계를 엮어낼 것으로 보인다. 우파연합은 28일의 결선투표를 앞두고 70개 선거구에서 확실한 당선자를 내기위해 우파 한쪽의 후보를 사퇴시켜야하는 문제에 부닥쳐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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