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대개 10억이하 「여부야빈」/80평 주택을 1천만원으로 평가도민자당은 22일 국민의 지대한 관심속에서 소속의원·원외 당무위원의 재산을 일괄 공개했다. 공개 대상자는 소속의원 1백62명·원외 당무위원 8명 등 1백70명중에서 이미 재산을 공개한 김종필대표와 당3역,황인성총리 등 5명의 각료의원을 뺀 1백61명.
정당사상 처음인 이번 재산공개는 준비과정부터 숱한 풍설을 양산했으며,공개후에는 축소신고 시비 등으로 적잖은 뒷말을 남기고 있다. 특히 축재과정이 불투명한 의원들은 냉혹한 「여론실사」를 받아야 할 처지이며,이 과정을 거쳐 일부 문제의원은 정치적으로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의원들은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나름대로 마련한 「설명자료」를 보완하는 등 소나기를 피해가기 위해 안간힘이다.
○…민자 의원들의 평균재산은 25억4천8백만원.
총괄적인 분포를 보면 2백억원 이상의 재벌급이 2명이고 1백억원대가 6명,50억∼1백억원대가 8명으로 나타났다. 또 30억∼50억원은 10명,20억∼30억원은 25명이고 10억∼20억원대에는 55명이나 포진했다. 이처럼 십수억원선에 의원들이 밀집한 이유는 상당수가 김영삼대통령의 17억7천만원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는 후문도 있다. 김 대통령의 재산과 근접거리에 있는 의원은 김종인(17억7천6백만원) 정영훈(17억7천8백만원) 서상목의원(17억8천9백만원) 등이다.
10억원이하도 55명이나 되며 1억미만과 1억∼3억원의 「빈민의원」도 각각 2명,4명으로 나타났다.
계파별로는 민정·공화계가 넉넉했으며 민주계 대다수는 10억원 미만의 재산을 갖고 있어 「부자여당 가난한 야당」이라는 정치속설이 정설로 판명됐다.
출신별로는 기업인출신이 예상대로 선두그룹을 형성했고,이들에는 한참 뒤지지만 군 및 경제관료출신들도 비교적 탄탄한 재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중 일부는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의혹의 눈길을 씻어야만할 처지가 됐다.
○…각료들과 마찬가지로 민자의원들의 재산공개도 축소의혹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이 증권,고서화,골동품 등 동산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부동산의 경우 시가의 20% 수준인 과세표준액으로 신고한 의원까지 있었다. 이와관련,최근 서울 강남지역의 금융가에서 『금융실명제,사정활동강화 등과 맞물려 수백억원의 예금이 빠져 나갔다』는 풍설이 나돌고 있어 동산의 축소·은폐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일부의원들은 보유주식을 시세와 동떨어진 액면가로 신고했으며 시내요지에 위치한 고가의 주택을 취득가격 등으로 턱없이 낮게 계산한 의원도 적지 않았다.
임춘원의원은 건평 2백평에 달하는 대저택을 4억원 미만으로 공개했으며,정호용의원은 대지 2백평·건평 1백평에 가까운 과천의 저택을 2억4천만원으로 신고했다. 이영창의원은 마포구의 80평 주택을 1천만원으로 신고해 실소를 자아냈으며,정재문의원 역시 1백억원을 웃도는 용산구 한남동의 공원용지 9천평을 40억원으로 저렴하게 신고했다.
이원조의원은 조흥은행 주식 1만4천주를 액면가(5천원)만으로 신고,시가(1만6백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도록 했으며 김광수의원도 자신 소유의 대한교과서·전북도시가스 주식 수십만주를 액면가로만 신고했다.
이같은 액면가 신고방식은 김종인 심정구 권익현 오장섭의원 등 상당수가 선택,「재산줄이기」의 「모범」이 된 느낌이다.
이외에 의원들의 아파트 가격도 비판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임야·전답과는 달리 아파트 시세는 일반 국민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준시가 등으로 축소된 아파트는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빙고동의 신동아아파트 69평짜리가 4억1천만원으로 신고되는가 하면 용산구 이촌동의 삼익아파트 40평짜리가 1억5천만원으로 등록되는 등 대부분 아파트가 시가의 절반정도로 공개됐다. 이 때문에 당안팎에서는 『공개된 시세로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으면 구입희망자들이 삽시간에 장사진을 칠 것』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다. 박세직 박명근의원은 아예 평가기준을 기입하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성실신고의 흔적을 보인 의원도 있다. 박범진의원은 아파트를 시세로 신고했으며 박재홍의원은 『신고재산 23억원을 시가로 환산하면 51억원에 달한다』고 부연설명하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또 강인섭의원은 부인소유의 다이아몬드와 목걸이를 감정가로 공개하기도 했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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