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발발땐 제2의 유고된다”미국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러시아 사태에 대해 옐친 지지입장을 확실히 표명하고 있다.
미 행정부가 옐친을 시종일관 지지하는 이유는 ▲보수파에 의한 공산주의 부활에 제동을 걸고 ▲러시아가 유고처럼 내전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러시아 의회내의 보수강경파들을 「구 공산세력의 잔재」로 간주하고 있다.
이들은 만약 옐친이 실각하고 의회 보수파가 집권하게 되면 자칫 양국관계가 과거 냉전시대의 대결구도로 회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미·러시아간의 군비감축 합의가 무산되고 이로써 미 국방비 삭감계획에 제동이 걸려 결과적으로 클린턴의 경제회복 우선 정책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행정부가 특히 우려하는 점은 러시아 붕괴 및 내전발발의 가능성이다.
현 상황에서 지금까지 정치적 중립을 지켜왔던 군부가 어느 한편으로 기울어질 경우 이는 곧 내전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샘 넌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21일 NBC TV에서 『러시아 내전이 발발하면 현 유고상황보다 훨싼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배경에서 클린턴 행정부는 옐친의 비상조치선언을 신속하게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미국은 친미적 성향의 옐친이 「최적카드」이긴 하나 그가 이번에 취한 반민주적 비상조치까지 지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를 갖고 있는듯하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옐친의 비상조치선언이 바람직한 사태발전은 아니지만 이것이 일단 4월25일까지의 한시적 조치며 의회해산 등 「비상계엄」 상태는 아니라는 점에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헨리 키신저 같은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러시아내 권력투쟁에 개입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특히 옐친이라는 특정 개인에 대한 지원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며 클린턴 행정부의 입장을 비난하고 있다.<김영걸기자>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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