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부정 오늘 첫 공판22일 상오 10시 서울 형사지법 417호 법정에서는 광운대 입시부정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학교관계자,학부모,브로커 등 피고인들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다.
이들중 김모씨(61·서울 관악구 신림본동)는 빗나간 아들 사랑 때문에 겹치기로 고통을 겪고 있다.
딸만 일곱을 내리 얻은 김씨는 마흔두살에 어렵게 아들을 보았다. 첫딸을 낳은지 17년만이었다. 아들 하나로는 성이 차지 않아 둘째아들을 원했지만 아홉째는 실망스럽게도 또 딸이었다.
9남매중 하나뿐인 아들에 대해 김씨와 가족들은 일거수 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울만큼 「정성」을 들였다. 밤 9시가 넘을 때까지 아들의 연락이 없으면 온가족이 골목길 어귀까지 나가 진을 치고 기다리곤 했다.
H고에 다리는 아들이 대학입시를 눈앞에 두게 되면서 김씨 가정엔 비상이 걸렸다. 그 성적으로는 아무래도 서울의 4년제 대학입학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딸들이 대학을 이미 졸업했거나 다니고 있는데 하나뿐인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김씨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대학에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리 뛰고 저리 뛴 끝에 종친회장이던 광운대 김모 경영대학원장의 소개로 교무과장 전영윤씨(55)를 만났다.
지난해 11월27일 하오 3시 김씨는 교무과장실에 찾아가 1억원을 내놓고 아들의 입학을 부탁했다. 중소건축업자인 김씨에게 1억원은 작은 액수가 아니었지만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올해 전기대 입시에서 전자공학과에 합격한 아들을 보면서 김씨는 기뻐했으나 경찰의 수사손길이 광운대에까지 미쳤다. 죄과를 치르기가 두려웠다기 보다 아들의 합격취소가 걱정돼 백방으로 피해다니던 김씨는 지난 4일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아들은 아무 것도 모른채 등록을 하고 수강신청까지 마쳤다. 자신은 창살안에 갇힌 몸이 되었지만 김씨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부정입학자의 명단을 통고받고도 합격취소를 미루며 어물쩡 넘어가려했던 광운대은 15일 이들의 입학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김씨가 끝까지 놓치지 않았던 희망마저 깨져버린 것이다.<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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