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헌금)은 필요악이다. 또 약과 독의 성분을 함께 지니고 있다. 즉 모금에서 사용까지 합법적이고 명확하게 할 때는 정치발전의 촉진제가 된다. ◆그러나 기업인들과 뒷거래식으로 거둬 국민을 오도하고 반대세력을 회유·매수하는데 사용하거나 개인이 착복,축재용으로 쓸 때는 정치를 병들게 하고 본인을 망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선진민주국들은 돈 때문에 정치가 부패되는 것을 막기위해 갖가지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요즘 일본에선 정치헌금을 착복,탈세한 혐의를 받은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자민당 부총재의 구속사건이 국민적 관심이 되고 있다. 일본의 정치자금법과 소득세법은 개인이 받은 헌금을 정치활동에 사용했을 때는 면세나 다른 목적에 썼을 때는 잡소득으로 신고,세금을 내게 되어있는데 그는 헌금중 8억엔을 신고않아 일 정치사상 처음으로 탈세혐의로 구속됐다. ◆그런데 국민이 분개한 것은 헌금으로 받은 돈중 무려 70여억엔(한화 5백여억원)을 빼돌려 무기명으로 금융책권 등을 사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검은 돈」을 차단하기 위해 그린카드제(금융실명제) 실시여론이 강한데 가네마루는 21년전 록히드 뇌물사건때 그린카드제 실시 주장이 높자 『경기를 침체시킨다』며 극력저지한 장본인이어서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아사히 TV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다수 일 국민은 『정치인의 94%가 헌금을 착복한 사기꾼으로 여긴다』는 반응을 나타내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정치자금의 모금·관리·사용이 얼마나 깨끗할까. 혹시나 들어온 정치헌금을 빼돌리거나 이권관계 등으로 변칙축재한 경우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아도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의 재산공개 내용이 「감추고 줄이는」데만 급급한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는 실망과 비판론이 거센데 오는 22일 공개하는 민자당 의원들과 장차 공개할 민주당 의원 등은 얼마나 성실하게 국민에게 「양심고백」을 할지 사뭇 궁금하다. 가네마루의 착복사건은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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