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4백석이상 확보 의회장악 예상/미테랑 총리지명 동거내각구성 관심하원의원 5백77명을 뽑는 프랑스 총선이 21일(1차투표)과 28일(결선투표) 두차례에 걸쳐 실시된다.
12년 미테랑 정권의 마지막 총선이 될 이번 선거는 여론조사 결과 한결같이 사회당의 대참패가 예상돼 싱겁게 끝날 전망이다. 그러나 총선이후 프랑스 정국은 2기 집권의 미테랑이 물러날 95년까지 두번째 「코아비타시옹」(좌파 대통령과 우파 내각의 동거)을 거치면서 대선경쟁,정계개편 등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선거 1주전인 14일 마지막으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사회당이 현재 의석수에서 무려 1백70석 가량이 떨어지는 99석(89∼1백9석)만을 확보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시라크 전 총리의 공화국연합(RPR)과 지스카르 전 대통령의 프랑스민주연합(UDF)이 연합공천한 우파연합(UPF)은 현재 양당의 합계의석보다 1백80여석이 늘어난 4백29석(4백8∼4백49석)을 확보,의회를 완전장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회당의 몰락은 당내 거물급들인 미셸 로카르 전 총리,스트러스 칸 산업장관,롤랑 뒤마 외무장관 등의 낙선가능성이 점쳐질 정도이다.
프랑스 선거방식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5% 이상의 득표자들을 놓고 재투표,이중 최다 득표자를 선출하는 방식의 경선투표제와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특한 형태이다.
여론은 더이상 정당별 의석수 계산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관심과 논란은 미테랑의 총리지명,사회당의 장래,코아비타시옹 정국에 쏠려 있다.
헌법상 총리임명권을 쥐고 있는 미테랑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결론은 물론 우파의 분열을 초래하고 사회당의 정권 재창출에 가장 유리한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다.
공화국연합에서는 시라크와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 재무장관,프랑스 민주연합에서는 지스카르와 레오타르 전 문화장관,레이몽 바르 전 총리 등이 총리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순리적으로 보면 제1당의 위치가 예상되는 시라크의 공화국연합이 천거하고 있는 발라뒤르가 유력하나 「정치9단」 미테랑은 의중을 감추고 있다.
1차 동거에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시라크는 차기 대권을 겨냥,다시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스카르는 총리직을 대권 재도전의 발판으로 이용하고자 내심 바라고 있다. 한편 지난번과 달리 우파가 강력한 세를 갖게될 2차 동거정부에서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발라뒤르와 레오타르의 총리임명은 우파간의 대권경쟁을 더욱 혼미하게 하는 양상을 가져올 것이다.
사회당은 사회당대로 차기 대권주자로 양해된 로카르 전 총리가 사회당의 위기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녹색당 등 진보적 좌우파 세력과 연대하는 신중도 좌파연합의 창설을 선언,총선후 정계개편의 바람에 예고하고 있다.
한편 미테랑은 이미 코아비타시옹에서의 대통령권한 약화에 대비하는 성격이 짙은 몇가지 조치를 취해 우파의 거센반발을 사고 있다.
그는 지난주 측근인 피에르 족스 국방장관을 국가예산집행을 관리·감시하는 회계감사원장에 전격 임명했다. 또 올해들어 30여명의 주요국 대사를 사회당 인맥으로 교체했고 엘리제궁과 외무성의 해외통신망을 컴퓨터로 연결했다.
우파 야당은 미테랑이 총선후를 겨냥,임명권을 정치적 목적으로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헌법상 행정부의 국정결정과 집행권을 들어 이번 동거에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국방·외교)이 있을 수 없다고 헌법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아비타시옹에서의 파워게임이 벌써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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