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아버지에 딸 현옥씨등 가족들 큰절/북측 전례없는 취재경쟁… 판문점서 생중계미전향 장기수 출신 이인모씨(76)가 19일 상오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송환됐다. 이씨는 판문점 중감위 회의실에서 42년여만에 북한의 가족들과 상봉했으나 감격에 겨운듯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측 지역에서 머무는동안 내내 말이 없이 굳은 표정이었던 이씨는 북측지역으로 넘어가자 웃음을 보였다.
▷송환◁
○…이씨는 이날 상오 11시14분께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 회의실에서 42년 7개월만에 부인 외동딸 부부 외손자 등 6명의 가족과 감격의 해후.
이씨가 중감위 회의실에서 가족들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북측 판문각에서 대기하고 있던 가족들은 이씨보다 10여분 늦게 상봉장소에 입장.
북측 연락관들의 안내로 가장 먼저 들어온 부인 김순임씨(66)는 소감을 묻는 우리측 보도진의 질문에 『꿈만 같다』고 말한뒤 곧이어 뒤따라온 딸 현옥씨(44) 등 가족들과 함께 이씨에게 달려가 상봉의 기쁨을 만끽.
이씨 가족들은 『아버지』 『할아버지』라고 외치며 이씨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뿌렸으며 이씨는 휠체어에 앉은채 감격어린 표정으로 「무언」의 인사.
부인 김씨가 『당신이 고맙소. 이렇게 살아 조국에 돌아왔으니…』라고 말하자 이씨는 말을 잇지 못한채 눈물만 글썽.
이어 딸 현옥씨가 『우리 모두 아버지께 큰 절을 올리자』라고 말해 이씨 부부,외손자 등이 함께 고개숙여 절했고 이씨는 계속 상기된 표정.
○…이씨는 이어 북측지역에서 대기중이던 북측 적십자사의 앰블런스를 이용,평양으로 이동. 이씨가 앰블런스에 타기직전 북측 남녀화동 한쌍이 『친애하는 아버지 김일성원수가 계신 조국에 돌아오신 것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며 꽃다발을 전달.
○…이씨가 휠체어를 타고 북측으로 넘어간뒤 이씨의 가족들은 중감위 회의실에 남아 이씨와 동행한 김상원씨 부부,부산대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에게 인사.
이씨 가족들은 김씨를 부여안고 울먹이며 『그동안 돌봐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고 김씨 부부는 『노인을 잘 보살펴 달라,장수하길 기원한다』고 답례.
이씨의 딸과 사위는 김씨를 각각 「오빠」 「형님」이라고 부르며 호의를 표시하면서 『통일이 되면 꼭 다시 만나자』며 김씨 부부와 즉석 기념촬영.
▷판문점 주변◁
○…이씨를 맞는 북측은 흥분된 분위기. 1시간전부터 군사분계선 바로 앞에는 개성예술단 단원,개성수예단원,개성방직공장 직원,군인 등 5백여명이 나와 이씨를 열렬히 환영.
○…북측 기자들은 이날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취재경쟁을 벌여 눈길.
이씨가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 미리 대기하고 있던 20여명의 북측 기자들은 『머리 치우라우』 『비켜』 등 고함을 지르면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우리측 한 관계자는 『북측 기자들이 이번처럼 열심히 취재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기자들 나름대로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취재에 임했던 것 같다』고 분석.
▷북한표정◁
○…북측의 신문 방송들은 이씨의 송환관련 기사로 전면을 할애하고 직접 판문점 상황을 생중계하는 등 깊은 관심을 표명.
19일자 노동신문은 1면 머리기사와 사설을 이씨의 송환을 환영하는 내용으로 채웠고 특히 1면에는 김정일의 「신념과 의지의 화신 리인모동지를 우리 당은 잊지않고 있습니다」는 내용의 친필 메시지를 게재.
또한 북한의 중앙TV와 평양방송은 이씨의 판문점 통과과정을 카메라를 동원해 녹화중계했고 라디오방송들은 가족상봉 장면 등 전과정을 생방송으로 중계.<판문점=신효섭기자>판문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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