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주도로 비리캐기 입체작전/정책금융·꺾기등이 주대상/“다음차례 누구냐”… 살얼음판/“특정 정치인 관련세력 숙정”설도금융계에 사상 초유의 대대적인 숙정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목표는 금융계에 고질화돼 있는 대출 부조리 근절. 대상은 은행과 증권 단자 보험 금고까지 포함한 전 금융기관으로 비리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해임조치하고 사안에 따라 사법처리까지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위해 현재 감사원 주도로 검찰 은행감독원이 참가하는 「금융비리캐기」 입체작전이 한창 진행중이다. 은밀히 추진된 작전결과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2개 시중은행장의 전격 경질이다.
김준협 서울신탁은행장에 이어 이병선 보람은행장이 19일 사표를 냈다. 감사원 감사결과 비리사실이 드러나는 관련자들은 전원 문책당하고 있기 때문에 감사원의 대출비리 특별감사가 마무리되면 관련 금융기관의 실무자에게 지점장,최고 경영진까지 옷을 벗어야 할 사람이 예상외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금융계의 대대적인 숙정은 5·16이후 처음이다. 80년 대숙정때는 한은 임원 4명이 옷을 벗는 선에서 마무리됐었다. 은행장을 비롯한 금융기관장들은 실물경제에 대한 지속적이고 원활한 금융지원을 위해 예외를 인정해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80년대 대숙정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은행장을,그것도 가장 덩치 큰 시중은행장 2명을 전격 해임할 정도로 사정당국의 의지가 추상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행사람들은 『이제는 누구 차례이냐』며 전전긍긍하고 있고 요즘의 살얼음판을 「금융 쿠데타」로 부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숙정작업의 진두지휘는 감사원이 맡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16일부터 4개 국책은행과 13개 시중은행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한데 이어 곧 지방은행과 단자 금융 보험 금고 등 전 금융기관으로 특별감사를 확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감사의 초점은 대출 부조리를 중심으로한 금융비리. 관행화 돼 있는 부조리 적발을 위해 특혜성 정책금융 대출을 받은 기업의 최근 1년간 예금 및 대출 계수를 전산자료로 몽땅 가져갔다. 정책금융은 금리가 5∼9%대로 실세금리 12%선에 비해 훨씬 싸기 때문에 대출 취급과정에서 비리가 생길 개연성이 큰 점에 착안한 것이다. 대상 정책금융은 중소기업이 많이 이용하는 중소기업 조정자금 등 모두 7가지로 국한했다.
또 최근 1년간 은행거래 기업중 부도를 낸 업체의 거래현황,2억원 이상 연체하고 있는 기업의 여수신 현황,꺾기와 관련한 예대상계실적 등도 감사대상으로 대부분 부조리와 관련된 분야들이다.
이와는 별도로 은행감독원은 수시 및 정기검사에서 대출부조리 부문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감독원은 중소기업은행 등 2개 국책은행 1개 지방은행 등 3개 은행 관계자가 대출과정에서 금품을 요청했다는 제보에 따라 현재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별감사의 초점은 대출 부조리를 중심으로 한 금융비리. 관행화돼 있는 부조리 적발을 위해 특혜성 정책금융 대출을 받은 기업의 최근 1년간 예금 및 대출계수를 전산자료로 몽땅 가져갔다. 또 10여개 은행에서 꺾기를 했다는 신고를 접수,역시 확인중이다. 감독원은 이와함께 감사원의 요청으로 13개 시중은행에 대한 감사자료를 감사원에 전달했다.
검찰도 내사를 벌이고 있는데 2개 시중은행장 경질은 내사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금융계의 숙정바람은 부조리 근절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숙정이 다른 배경이 있지않나 해서 우려하고 있다. 물러난 두 행장이 모두 뚜렷한 지역성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행장으로 선임될때 금융가의 황제로 통하던 K모,L모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이번 숙정이 이들 실세그룹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비상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경제활성화에 주력할 시기에 너무 요란한 숙정작업으로 금융인들이 일손을 못잡고 있으며 덩달아 금융시장도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재무부 고위관계자는 『문책성 인사는 일단락됐으며 추가적인 인사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와봐야 단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선 감사원의 특별감사결과 문책성 숙정인사 파문이 얼마나 확대될지 아무도 예측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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