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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탈바꿈… 국민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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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탈바꿈… 국민곁으로

입력
1993.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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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민원실 개설 첫날 호소·고발 1,000여건/공직부조리등 평소의 30배/“이젠 제대로 해결” 기대감사원이 국민곁으로 다가왔다.

헌법기관이면서도 그동안 「성역있는 감사」로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감사원이 문민시대를 맞아 서울 종로구 세종로 100 한국통신 건물 1층에 마련한 민원신고센터에 국민의 고발과 호소가 쌓이고 있다.

『주거지역을 시설녹지지역으로 멋대로 변경하고 집을 철거하겠다니 공권력의 횡포 아닙니까』 『지적분할을 잘못한 것은 담당공무원인데 왜 내가 재판까지 받아야 합니까』

15일 현판식을 갖고 16일부터 본격 업무에 들어간 민원센터에는 문을 열기도 전인 상오 8시30분부터 줄을 서있던 국민들의 고발·질문·하소연이 하루 종일 계속됐다.

감사원 민원과 황호부감사관(48) 등 평균경력 15년의 베테랑감사관 6명은 이날 하루동안 3백여명의 민원인을 상대하다 미니버스를 대기시켜놓고 삼청동 본관과 정부 합동민원실로 실어날라 분산상담을 할 채비까지 갖췄다.

그동안 삼청동 본관에 민원실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감사원에 대한 신뢰부족·홍보부족으로 하루평균 이용자가 10여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평소보다 30배나 많은 셈이다.

감사원이 민원신고센터를 설치한 주목적은 공직자 및 행정기관의 독직·비리행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직무감사의 근거로 삼으려는 것이었으나 정권교체 직후 봇물처럼 쏟아지는 오래된 민원,행정기관 및 제도의 횡포나 관행으로 당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상담도 병행하고 있다.

오래된 민원내용에서 새정부가 도려내야할 공직사회의 고질적 환부가 실체를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원신고센터 실무책임자인 황 감사관은 『감사원에 설치된 민원신고 전화에 접수된 사안까지 합치면 이날 하루 민원은 1천여건에 달한다』며 『재판에 계류중인 사건 등은 감사원의 소관사항이 아니지만 해결방안을 성심 성의껏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금채취 광산업 허가를 얻었는데도 골재채취를 우려한 군청의 사업취소처분에 화가 나 민원신고센터를 찾아온 신용호씨(52·서울 영등포구 신길동)는 『민원실을 수도 없이 들락거렸지만 그때마다 「딴데 가보라」 「소관사항이 아니다」 「방법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감사관들과 상담을 해보니 우선 끝까지 경청해주는 태도가 마음에 들어 이제야 행정기관의 잘못된 관행과 횡포가 근절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접수된 민원내용중 공직자비리나 각급 행정기관의 잘못된 업무처리와 관련된 사안은 5국(직무감찰국)에 통보,집중 감사토록한뒤 그 결과를 민원인에게 통보해줄 방침이다. 또 검찰과 협조,감사원에 전담 검찰수사팀을 배치하거나 검찰조직내에 감사원 전담검사를 두도록 해 감사때마다 고발할 사안이 생기면 즉시 수사가 가능하게 유기적 체제를 갖춰 가시적인 해결효과를 보여주기로 했다.<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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