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법조인으로 기업인으로/운동권 「사회개혁」 참여 한몫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법조인으로 기업인으로/운동권 「사회개혁」 참여 한몫

입력
1993.03.17 00:00
0 0

◎노동운동 편향서 “전방위 시민운동”/“전문지식 살려 대중과 가까이” 확산추세운동권 출신들의 사회활동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들의 활동공간은 재야활동,노동현장투신,출판업 등이 고작이었으나 8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이제는 각 분야로 확대됐다.

이들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연),흥사단,YMCA 등 각종 사회운동단체의 실무적인 일에서부터 대학시절 자신의 전공분야를 살려 의료계·법조계 등에서 현실개선에 노력을 쏟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운동권 출신들의 활동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이들 내외부 상황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 귀결이다.

외적상황으로는 노동자들의 의식수준이 급격히 높아져 지식인 출신의 노동운동 지도자가 더이상 필요치않게 됐고 6공말기부터는 억압적인 정치권력의 유화적인 태도,우리 사회의 보수화 성향 등을 들 수 있다.

이같은 여건에다 비타협적인 정치투쟁과 노동운동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운동권 내부의 자성이 국민들의 가까운 곳에서부터의 개혁도 큰 의미를 지닌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것.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법조계. 이전까지만해도 운동권 출신의 경우 학과시험에 합격해도 면접시험에서 모두 탈락됐으나 최근 이 분야에 진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이정우씨(31)가 인권변호사로 첫 걸음을 내디뎠고,서울대 공법학과 4학년때 「깃발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던 이흥구씨(30)는 지난 2일 최초의 운동권 출신 판사가 됐다.

노동현장서 일하다 지금은 경실연 노동부 간사로 일하고 있는 추장민씨(30·서울대 신문학과졸)는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의 해결에 앞장설 때 노동운동의 과제도 함께 해결된다는 생각에서 시민운동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사무국장을 보고 있는 신상진씨(37)도 성남에서 노동현장일을 하다 뒤늦게 복학,보건의료운동을 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본과 2학년이던 80년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제적되면서 구속된 신씨는 1년간 복역한뒤 노동운동을 하다 89년에야 학교로 돌아왔다. 신씨는 『전문직 종사자로서 사회개혁을 이바지한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제적 영역에서의 사회변혁운동」을 내세워 활동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는 85년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삼민투 위원장을 지냈던 허인회씨(30). 각종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한국전자유통을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키워가고 있는 허씨는 『급변하는 시대상황속에서 민중운동이 대중적 영향력을 가지려면 사회 각 부문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 분야외에도 많은 운동권 출신들이 언론계 학계 대기업체 등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동안 운동권 내부에서 「현실타협」으로 매도되거나 금기로 여겨져 온 일들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버렸다.

인하대 정치학과 정영태교수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척된 것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다』며 『그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개혁에 대한 열정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최성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