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연세대가 발표한 대학별 본고사 출제 기본방침을 보면서 긍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일단은 안도감을 갖게 된다. 그 이유는 지난달 19일 대교협이 주최했던 「본고사실시 세미나」때 서울대를 비롯한 소위 일류대학들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본고사 출제를 어렵게 하겠다」던 자세와는 달리 고교교육의 현실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본고사 과목의 출제범위와 난이도는 고교교육 과정에 기초를 두기로 했으며,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나 의외성이 높은 문제는 내지 않겠다는 방침에서 우리는 대학 당국의 고심어린 노력을 읽을 수 있다.
서울대의 경우 국어·영어·수학은 서술형과 단구적 단답형을 혼합 출제하고 13년만에 부활되는 본고사가 고교교육에 다소 익숙해지는 95학년도부터 주관식문제 비중을 높여가기로 했다는 것은 수험생들과 고교교육 현장의 충격과 불안을 줄여 주겠다는 긍정적인 배려로 볼만한 것이다.
연세대도 주·객관식 문항비율을 서로 비슷하게하고 배점비율만을 주관식에 더 주되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덜 주기위해 새로운 유형의 문항비율을 높이지 않고 교과서의 평범한 문장에서도 지문을 선택키로 했다는 방침 또한 고교교육 현실을 상당히 생각한 결과로 보인다.
물론 두대학이 다같이 교과서 밖에서도 지문을 인용하겠다고 방침을 밝혔고 주관식문제 비중이 50%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것 자체도 「사지택일」식의 시험에 길들여진 첫 수험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또 교과서밖 소리만들어도 수험생이 얼마나 불안해하고 당황해 한다는 것도 모르는바 아니다.
그러나 현행과 같은 「사지택일」식의 시험제도가 2세 교육에 미치는 나쁜 결과를 언제까지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시험제도가 바뀌고 출제형태와 방향이 달라지면 그 제도의 초기 대상자들로서는 어차피 겪어야할 불안이고 시련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달라지는 제도에 수험생 각자가 불안과 초조로 동요하지만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극 대처함으로써 극복할 수 밖에 없다할 것이다. 모든 수험생들이 다같이 당하는 시련일바에야 누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비하느냐가 성패의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선 고교에서도 너무 당황해 하지말고 수험생 지도에 차분히 대처해야 할줄로 믿는다. 본고사를 치르기로한 나머지 30여개 대학들도 출제 기본방향과 모형문제들을 하루빨리 공개해 수험생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바란다.
또한 대학들은 일단 밝힌 출제 기본방향은 수험생과의 엄숙한 약속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제 출제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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