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핵확금조약 23년 사상 처음 보는 「탈퇴」선언은 그만큼 상식과 이성을 벗어난 도발이다.우리로서는 우선 북측의 탈퇴성명에 담겨진 내용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12일 중앙인민위원회 결의나,외교부장 김영남의 이름으로 핵확금조약 가맹국에 보낸 서한은 북한이 핵확금조약을 탈퇴하는 이유로 두가지를 꼽고 있다. 그 하나는 팀스피리트 한미합동 군사훈련이고,또 하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 요구에 관한 부분이다.
먼저 북한은 팀스피리트훈련이 핵전쟁연습이라고 했다. 이 점에 관해서는 그럴싸한 앞뒤 정황설명의 뒷받침도 없이 떼를 쓰는 억지일 수 밖에 없다.
팀스피리트훈련은 76년부터 시작돼 해마다 실시해왔다. 더구나 우리측은 러시아·중국·북한 등 인접 각국에 공식 참관을 요청하는 공개된 훈련이다. 북한이 예년과 달리 이제와서 팀스피리트훈련에 맞서 「준전시상태」를 선포해야될 이유는 없다.
더구나 북한은 우리측과 합의서와 비핵화 선언에 도장을 찍은 상태에 있다. 지난해 우리는 합동훈련의 규모를 줄여 포커스렌즈라는 작전명칭의 훈련을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18회째 계속된 훈련을 트집잡은 것은 핵확금조약 탈퇴를 전제로한 각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북측은 또 IAEA가 특별사찰을 요구하는 영변의 두군데 시설이 단순한 군사시설이라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결국 핵확금조약 탈퇴성명의 내용은 앵무새처럼 되풀이 해온 이 부분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IAEA가 의혹을 갖는 시설에 대한 사찰을 요구한데 대해,북측은 이를 거부했을 뿐이다. 북측이 그럴싸하게 내세운 「조선의 최고이익」이란 의혹을 사고 있는 바로 그 시설일 뿐이다.
북측이 핵확금조약 탈퇴의 도박을 해야했던 진짜 속셈은 딴데 있다. 체제위기를 어떤 수를 써서라도 모면해 보자는 「이판사판」의 의식이다.
북측은 지난 1월말 중국식의 경제특구 개발을 위한 관련법을 제정한바 있다. 그만큼 북측의 체제위기도 심각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의 「핵」은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지렛대요,준전시상태 선포에 이은 핵확금조약 탈퇴발표는 그들의 백성에 대해 가장 효과적인 협박이 될 것이다.
남북합의서 채택 그리고 미국·일본과의 수교회담 등 저들이 보여온 대외용 미소전술은 이제 체제위기 의식에 압도된 꼴이 됐다. 김일성의 줄타기는 막바지에 몰렸다.
우리는 앞으로 석달동안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에 오고갈 협상의 향방을 지켜봐야 한다. 그런 한편에서 북한의 이라크화 가능성을 미리 짚어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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