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야욕 드러나 “충격적”/김일성 돌출행동 우려청와대와 통일원 외무부 등 정부 각부처는 12일 새정부 출범후 첫 「안보현안」으로 터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며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정부는 북한의 NPT 탈퇴소식이 전해지자 하오 3시30분께 탈퇴선언 철회를 촉구하는 외무부 대변인 성명으로 1차적인 대응.
이어 하오 6시 긴급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소집,북한의 선언취소 촉구와 함께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는 내용의 한층 강도를 높인 정부 대변인 성명을 발표키로 결정했다.
하오 7시25분께 끝난 관계장관 대책회의 결과에 따라 대기하고 있던 정부 대변인 오인환 공보처장관은 하오 8시30분께 굳은 표정으로 정부종합청사 7층의 외무부 기자실에서 16절지 2장분량의 성명을 5분여에 걸쳐 긴장된 목소리로 낭독했다.
오 장관은 성명에서 북한의 결정을 「범세계적인 핵비확산 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 「남북 합의사항의 신뢰를 상실시키는 중대한 행위」 등으로 강력히 규탄하고 특히 북한이 이번 결정후 도발적 위협을 야기할 수도 있음을 경계하면서 「북한의 오판」에 대해 강한 경고.
○…김영삼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상오 진해 해사 졸업식 참석에 앞서 삼성항공 창원공장을 시찰하던중 상오 10시30분께 평양방송을 접한 한승주 외무장관이 급보해온 것을 수행중인 박관용 비서실장을 통해 보고 받고 긴급 정부대책을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급거 귀경이 오히려 국민들을 불안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본듯 해사 졸업식 참석 등 일정을 마무리했고 박 비서실장 정종욱 외교안보수석 김희상 국방비서관 등도 수행을 계속.
하오 5시10분께 청와대에 도착한 정 외교안보수석은 서울에서 외무부 등과 연락을 취해온 변종규 국제안보비서관은 이양 외교비서관 등으로부터 20분가량 숨가쁜 보고를 받은뒤 이미 소집돼 있던 안보장관 대책회의에 참석키위해 남북회담 사무국으로 직행.
정 수석은 회의 참석전 북한의 NPT 탈퇴에 대해 『전혀 예상못했던 일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IAEA와 우리 노력에 반하는 염려스러운 사태』라고 일단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관계장관 대책회의는 워낙 갑작스럽게 소집돼 소집부서인 외무부 실무자들은 장관들에게 급히 연락을 취하느라 부산. 이를 반영하듯 회의소집시각인 이날 하오 5시30분에 맞춰 회의장소인 삼청동 남북회담 사무국에 도착한 인사는 「소집책」격인 한 외무장관뿐이었으며 김덕 안기부장이 하오 5시50분께 마지막으로 도착해 회의가 시작됐다.
회의 참석자는 한완상 통일부총리 한 외무 권영해 국방장관 김 안기부장 박 대통령 비서실장 정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이경재 대통령 공보수석 등으로 특히 이 수석이 참석한 것은 이 사안에 대한 청와대측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는 듯했다.
회의가 시작되기전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무거운 표정을 보여 사태의 심각성을 나타냈으며 회의는 2시간이 넘게 비공개로 진행.
회의는 결국 우리측도 북한 못지않게 강경한 대응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앞서 나온 외무부의 성명보다 한단계 높은 강도의 정부성명을 발표키로 결정했다.
또 북한측 성명발표 주체가 불명확한데 대응,우리측은 정부 대변인인 공보처장관을 성명 발표자로 해 성명의 「신뢰도」와 「강도」를 한층 높여 부여키로 결정했다는 후문.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정부 주변에서는 갖가지 정부의 강경대응책들이 근거없이 나돌았는데 국방부 주변에서는 한때 「국제적인 북한 해상봉쇄」 결정이 그럴싸하게 퍼졌었다.
또 통일원·안기부측에서는 『북한이 최근 외국인들의 공공기관 접근을 금지시켰다』는 등 북한의 최근 「이상조짐」이 꼬리를 물기도.
○…통일원 당국자들은 북한측의 NPT 탈퇴선언에 대해 『전혀 뜻밖』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통일원측은 새정부 출범과 함께 이인모씨 송환 등의 유화조치를 취하면서 북한측이 핵문제에 대해 「유연한 입장」으로 나올 것을 기대했던게 사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가 일거에 무산되자 크게 낙담하며 배경파악과 향후 대처방안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
북한측의 동향파악을 맡고 있는 정세분석실(실장 박찬세)은 이날 상오 북한측의 NPT 탈퇴성명이 나오자 긴급히 이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한 통일부총리에게 보고.
정세분석실은 이어 하오에 다시 북한 주재 외교관들에 대한 추방조치를 알리는 언론보도가 뒤따르자 거듭 충격을 보고 사실 확인을 위해 동분서주.
○…북한의 NPT 탈퇴소식이 전해지자 외무부는 즉각 해외공관에 훈령을 보내 진상파악과 상대국가들의 반응을 체크하느라 부산.
특히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는 이시영대사가 관련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제3국에 체류중이어서 이 대사를 「수배」해 즉각적인 현지 부임조치를 취하느라 한동안 분주.
한 장관은 특히 외부와의 점심약속을 취소하고 구내식당에서 외무부 간부들과 오찬을 하며 즉석 대책회의를 주재.<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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