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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 민주당에의 기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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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 민주당에의 기대(사설)

입력
199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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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12일 새벽 4·19세대인 이기택대표체제를 새롭게 출범시킨 것은 지난 20년동안 야당을 이끌어왔던 「양김체제」를 실질적으로 청산,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실현했다는데 큰 뜻이 있다.지난 14대 대통령선거에서의 패배와 김대중씨의 정계은퇴로 정치적 무중력상태에서 허덕여온 민주당이 이기택 대표최고위원과 8명의 최고위원을 15시간의 투개표 절차끝에 큰 잡음없이 선출,새로운 지도체제를 창출해낸 것은 전통있는 제1야당의 민주역량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민주당이 원내총무의 경선은 물론,시·도지부장의 완전 경선과 합동연설회의 도입 등을 통해 민주적 당운영의 정착과 공명선거의 제도화를 시도하고 있음은 건전 야당으로서의 신뢰성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할 것이다.

이기택당수는 대표최고위원 수락연설에서 『개혁과 도전의 새지평을 열겠으며,강력한 야당을 만들어 97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강야」가 되고 수권정당이 되는데도 반드시 통과해야할 장애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이 대표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당으로서의 편협성을 떨쳐버리는 과제가 크다. 이 대표 체제의 출범은 그런 점에서 지역당의 구각을 벗어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야당의 숙명적 체질이기도 한 사당체제를 털어 버리고 공당으로서의 일신된 면모를 갖추는 일도 「김대중이후」 지도체제 확립에 필수적인 조건일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번 전당대회에서 나타났던 온갖 편가르기와 분파구조를 용해시켜 단결된 건전야당의 새모습을 국민앞에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오늘의 정치권은 옛날 양김시대처럼 반독재 투쟁구호만으로 국민의 점수를 딸 수 있다고 생각되던 시대가 아니다. 독재권력의 반민주적 정치행태 때문에 야당이 반사적 이득을 거저 받아먹던 시절은 지나간지 오래됐다.

이제 정치의 제1의적 관심은 어느쪽이 깨끗한 정치를 위해서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가,또 누가 물가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훌륭한 정책대안을 냈는가에 집중되고 있다. 정부와 거여가 신선한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이에 야당은 당권싸움에만 몰두한다든가,아니면 변화하는 세계조류와 국민의 달라진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개혁하는데 실패만 거듭한다면 민심은 야당으로부터 급격히 멀어져서 이 대표가 주장하는 정권교체는 한낱 몽상적인 정치적 구호에 그치고 말 위험이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제1야당에 거는 기대는 크다. 3당 통합에 이은 정권창출의 성공으로 자만에 빠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거여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야당이야말로 시대의 요청이고 국민의 바람이다. 만약에 이같은 절실한 요청과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면 민주당은 영원히 「만년야당」으로 머무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 정통 야당인 민주당이 국민의 편에서 정부의 비정을 파헤치고 미래지향적인 정책개발로 언제나 튼튼한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정당이 되어줄 것을 기대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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