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경제단체등 모금… 많으면 “내집 마련”/개혁바람에 당사자도 골치… 장학금등 기탁각급 기관장의 이·취임으로 관가가 부산한 요즘 이판석 전 경북지사가 농촌진흥청장으로 옮겨가면서 받은 전별금 1천2백97만원을 경북도 새마을지도자회에 기탁한 사실이 밝혀져 오래전부터 관가풍속으로 이어져온 전별금의 성격과 봉투두께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개혁바람이 불면서 일부 인사들은 아예 돈을 받지 않거나 장학금 등으로 기탁하는 등 전별금 처리는 공직자들에게 갑작스러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그동안의 「선정」에 감사하면서 헤어지는 아쉬움을 담은 정표마저 일률적으로 검은 돈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겠지만 이임인사가 영전돼가는 경우 전별금에는 「잘 부탁한다」는 뇌물성격이 끼어들게 마련이다. 또 임기만료가 가까워질 무렵에 「가시는 분 노자」조로 관내 유지들에게 서한을 돌려 어거지로 마련하는 전별금의 폐해도 크다.
전별금의 규모는 지역과 직책,영전여부,해당인물의 인기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다른 자리를 받지 못하고 공직을 떠나는 경우엔 비교가 안되게 액수가 적다.
전별금 액수는 시·도지사의 경우 2천만원 내외,시장 군수 경찰서장 1천만원 내외라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본인들이 밝히기 전에는 액수를 알 수 없다.
전별금을 내는 사람들은 주로 각급 기관장 민간기업체장 지역경제단체장들로 이 전 지사의 경우 민간기업은 대부분 빠지고 도의회 의장 교육감 등 기관장 20여명만이 전달했다는 후문이어서 통상 어느정도 선인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없다.
한명환 전 시장이 퇴임한 대구시의 경우 전별금 규모는 34개 시·군을 거느린 경북도에 비해 규모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종 서울시장은 충북지사 경질이 발표된 직후 비서실에서 전별금을 절대 받지말것을 지시해 받지 않았고 평소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인사들의 봉투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계 총리비서실장은 전남지사를 이임하면서 모든 전별금을 물리쳤으나 1천만원이 서울까지 전달돼오자 8일 소년소녀가장 장학기금으로 전남도에 보냈다.
홍선기 전 충남도지사도 지난 4일 이임과 함께 전별금 가운데 5백만원을 충남도 공무원 상조회 기금으로 기탁했다. 또 지난 1월18일 내무부 교육입교 대상자로 선정돼 이임한 이상선 전 홍성군수는 전별금 1천5백만원을 고향인 홍성의 장학기금으로 써달라고 기탁,홍성군이 장학재단 설립을 준비중이다.
경찰의 경우 대도시 1급서 서장이면 1천만∼2천만원,중소도시 1천만원,군단위 5백만원 내외로 경무·정보과장이 관내 유지들에게 서한을 돌려 전별금을 마련하는게 보통이다. 서장을 3∼4곳 거치면 초임서장 전별금도 비교적 큰 목돈이어서 집 한채 살 돈이 생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1년에 부산시경국장을 이임한 이모씨는 전별금 2천만원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아 경찰사회에서 한동안 화제가 됐었다.<김동영·최정복기자>김동영·최정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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