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충격속 “역사흐름” 인식/“이미 와해상태… 압박보다 포용” 지적도군부내 최대인맥으로 막강한 위세를 떨쳐온 하나회는 요즘 어떻게 돼있나. 오래전부터 활동을 삼가온 하나회는 지난 8일 회원이었던 육군 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이 전격 보직해임되자 경악과 충격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인사를 「하나회에 대한 목조르기」로 인식하면서도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른 조치나 역사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심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한 현역소장은 『문민대통령으로서 보다 포용력을 발휘할 수 있을텐데도 꼭 그런 식으로 인사를 해야하는지 의문』이라고 하나회의 불만을 대변했다. 이 장성은 하나회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칼질」을 하는 것은 군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하나회 장성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여론으로부터 「과대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하나회가 혁명적 상황에서나 있을 법한 혁명적 조치의 대상이나 될만하냐고 자조한다.
하나회 회원으로 알려진 또다른 장성은 『히나회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데 왜 이처럼 세간에 오르내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존재하지 않는 하나회를 계속 「단죄」하려든다면 오히려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 한 장성은 『하나회로 분류되는 사람들끼리 진급과 보직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일만큼 세상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 영관급 장교는 하나회 회원은 약삭빠르고 출세욕이 지나친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우수하고 유능한 사람들이라고 주장,『일률적으로 하나회를 배척하는 것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결과를 빚어낼 수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비하나회 장교들은 아직도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않고 있다. 비하나회인 한 장성은 『진급과 보직에서 특혜를 누려온 그들이 기득권을 쉽게 포기하려 들겠느냐』고 반문했다.
하나회든 비하나회든 공통적인 생각은 군내에 더 이상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는 모임이나 조직이 있으면 안되겠다는 것.
대다수 장성,영관급 장교들은 과거야 어쨌든 이제야말로 군이 국민의 군대로 새롭게 태어나야할 시점이므로 편가르기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하나회는 5·16당시 육사생도 혁명지지 시위를 실현한 전두환씨 등 11기생 모임에서 출발,박정희·윤필용씨 등의 지원을 받아 군내 핵심 사조직으로 성장해 11기부터 기수별로 10명 내외씩 36기까지 2백20여명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참총장·수방사령관·기무사령관,육본인사·작전참모부장 등 노른자위 보직은 3공이후 하나회가 독식해온 알짜보직이다.
그러나 지난해 군의 사조직 해체지시와 알자회 파문,국정감사때의 지적 등으로 사실상 공식적 모임은 중단한채 동기생 회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회는 6월의 장군 정기인사가 어떤 내용일지 주목하고 있다.<이충재기자>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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