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들은 10일 국무회의에서 각종 리셉션,출판기념회,기공식,준공식 참석이나 격려금 전달,화한,선물 등을 자제키로 하고 현재 50평 규모의 장·차관실을 30여평 규모로 줄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해진다. 실제 일하는데 꼭 필요하다면 50평 이상이라도 상관없지만 규모보다는 업무위주로 검소하게 출발하겠다는 모습이 일단 긍정적이다. ◆관공서나 기업체의 특정한 「자리」가 어느정도로 중요한 곳이냐를 말할 때 책상의 크기,그 사무실에 도달하기까지 통과해야 하는 문의 수,그 사람을 보좌하는 인원수,책상위의 전화기의 수 등 잣대가 되는 수가 있다. 몇몇 허세의 예외를 빼고보면 이런 잣대는 비교적 정확하다. 그러나 파킨슨은 규모의 지나친 팽창은 이따금 기능의 중요성과 반비례한다고 말한다. ◆그는 1920년 1월 파리에서 제1차 총회를 열었던 국제연맹이 「세계민의 궁전」이라고 불릴 정도의 정성들인 건물을 가지게 된 1937년엔 유명무실하게 됐고,미 국방부도 대단치 않은 건물에서 2차대전을 치렀으나 펜타곤 건물은 그뒤에 완공됐다고 예시했다. 물론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는 얘기이고 외화나 겉치레를 자계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된다.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서 86년부터 91년까지 소장으로 재임한 발터 스튜츨러 박사는 서독에서 국방차관을 지낸 인물. 잉그리드라는 이름의 여비서를 두고도 연구원과 얘기할 때는 자기가 직접 주전자에 커피를 끊여 내놓곤 했다. 그동안 잉그리드는 각종 문서를 정리하거나 타자치는 일에 열중했다. ◆생활방식에서 동서양간에 차이가 있으므로 서양의 모든 일이 다 표준이 될순 없다. 그렇지만 소규모 사무실에도 거의 여비서가 있고 차도 꼭 여비서가 날라다 줘야 하는 걸로 여기는게 우리네 일반적 현상이다. 국무위원들이 집무실 규모도 줄이고 각종 행사 참석에 시간도 덜 뺏기게 됐다는 것은 결코 작지 않은 변화다. 업무효율이 전보다 훨씬 높아질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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