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최대관심… 정세영회장 승계 점쳐○…정주영 전 국민당 대표가 지난 9일 귀국하면서 현대그룹 명예회장 복귀와 함께 1년내에 그룹을 50여개 독립기업으로 해체한다는 방침을 다시 밝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 전 대표의 이번 발언이 번복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면서 현대가 어떻게 해체될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 전 대표는 87년 그룹 회장직을 동생인 정세영회장에게 넘기고 자신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물러날 때도 그룹해체를 언급했으며 지난 대통령선거에서도 현대그룹은 물론 모든 재벌의 해체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이번처럼 1년안에 그룹을 해체하겠다고 구체적 일정까지 밝힌 것은 처음이다.
재계는 『아들과 손자들이 상과대학에서 공부를 했으니 전문경영인이 될 자격이 있다』고 밝힌 정 전 대표의 말로 미뤄 현대 계열사들을 분할,2세나 3세에 경영을 맡길 계획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경우 그룹해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전망. 일찌감치부터 상당수의 계열사를 2세들이 맡고 있는 등 그룹의 분할구도가 이미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룹 분할시 주력기업의 하나인 현대자동차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재계의 최대 관심사. 다른 주요 기업들은 2남 몽구씨 등 2세들이 경영을 맡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승계에 큰 문제가 없지만 자동차는 정세영회장이 창업때부터 경영을 맡아 오늘날의 규모로 성장시켜왔기 때문에 정 회장이 물려받게 될지가 초점이 되고 있다. 재계는 현대자동차를 정 회장이 물려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면서도 분할과정에서 의외의 변수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추측. 이와함께 그룹의 모기업이면서도 정 전 대표의 2세들이 직접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현대건설과 그룹내 최대 매출기업인 현대종합상사의 향방도 관심사의 하나이다.
정 전 대표의 아들중 장남인 몽필의 사망으로 실제 장남 역할을 하고 있는 2남 몽구씨가 현대정공 현대자동차써비스 인천제철 현대산업개발 현대중장비 등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3남인 몽근씨는 금강개발을 맡고 있다. 또 5남인 몽헌씨는 현대전자,6남 몽준씨는 현대중공업,7남 몽윤씨는 현대해상화제보험에서 각각 최대지분을 보유,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현대그룹이 정 전 대표의 뜻대로 해체될 경우 경제력 집중해소가 예상밖으로 쉽게 풀려나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 경제력 집중해소를 주요 경제정책으로 내세운 만큼 재벌해제를 위한 노력을 펴야하는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최대 그룹의 하나인 현대가 스스로 그룹 분할에 나선다면 다른 재벌들도 싫든 좋든 그룹해체나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늉이라도 내지 않겠느냐는 기대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왕이면 정 전 대표가 2세들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상장비율을 확대하는 등 명실상부한 그룹해체를 선언했으면 모양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욕심을 내기도.<정숭호기자>정숭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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