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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로 요절 감독 세자르상 석권/「잔인한 밤들」 시릴 콜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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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로 요절 감독 세자르상 석권/「잔인한 밤들」 시릴 콜라르

입력
1993.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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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 영화화… 수상 3일전 숨져영화속의 주인공이자 영화의 감독이기도 했던 젊은 예술가가 에이즈환자로서의 절망적인 체험을 그린 유작 「잔인한 밤들」이 8일 제18회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잔인한 밤들」의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직접 출연하기도 했전 시릴 콜라르는 시상식 3일전에 3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 때문에 프랑스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세자르상의 시상식은 고인의 인간적인 삶과 사랑,절망적인 투쟁에 대한 회고로 그 어느해보다도 숙연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프랑스 영화협회는 이 영화에 최우수작품상 이외에 최우수신인작품상,신인여배우상,편집상을 수여하면서 고인의 죽음이 시상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는 짤막한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영화의 높은 예술성을 평가했다.

양성애를 짊어진 숙명속에서 에이즈에 걸린뒤 다시 17세의 소녀를 사랑하게 되는 주인공. 삶을 향한 그의 갈망과 투쟁이 이 영화의 전편에서 현실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프랑스 영화협회측의 설명이다.

콜라르는 자신이 에이즈 보균자임을 알게 된 86년이후 한때 절망의 세월을 감내하면서 2년후인 88년 일단 소설로 자신의 일생을 되짚어 냈다.

그가 지난해 소설을 영화화하기 시작했을 때 에이즈가 발병했고 촬영기간내내 죽음에 쫓기면서 생전의 마지막 작업이자 인류에 대한 사랑이랄 수도 있는 이 영화를 완성했다.

프랑스의 비평가들은 예술에 대한 정열과 대담성을 높이 샀고 무엇보다 절망에 굴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그의 몫으로 돌렸다.

「잔인한 밤들」과 시릴 콜라르는 영화를 통해 소생하면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됐지만 에이즈 공포는 여전히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영화를 더욱 실감나게 하고 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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