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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가에 “가네마루 강진”/5년간 소득세 수억원 탈세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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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가에 “가네마루 강진”/5년간 소득세 수억원 탈세혐의

입력
1993.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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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반부패요구 거세/개혁파 자민 탈당 신당 창당 가속화될듯가네마루(김환신) 전 자민당 부총재와 그의 비서인 하이바라(생원정구)가 소득세 탈세혐의로 구속된 것은 일본 정계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던졌다.

최근 한국의 김영삼대통령이 임명한 고위공직자들의 축재와 탈법행위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이들의 거취를 지켜보던 일본인들은 사가와규빈(좌천급편)사의 정치자금 5억엔의 수뢰사건으로 지난해 8월 부총재직을 사임했던 가네마루가 이번에는 소득세법 위반으로 걸려들자 정치와 돈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정치권의 부패방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동경지검과 동경 국세국 사찰부가 합동으로 내사한바에 의하면 가네마루와 그의 비서는 87년부터 91년까지 5년간의 소득세 수억원을 탈세했다는 것이다. 일본 소득세법에는 정치자금으로 정치활동이 아닌 개인적인 용도로 쓰는 경우 잡소득으로서 신고를 하도록 되어있으나 이번 사건은 가네마루가 정치헌금으로 들어온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면서 소득세를 물지 않았기 때문.

「킹메이커」라고 불리우며 일본 정계의 대물노릇을 해온 가네마루가 물욕의 유혹에 빠져 나락에 떨어진 것은 시대의 흐름인지도 모른다. 가네마루는 다나카(전중각영)의 뒤를 이은 나카소네(중증근강홍) 정권이후 다케시타(죽하등) 우노(우야종고) 가이후(해부준수) 및 미야자와(궁택희일) 현 총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정권창출자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지난해 사가와규빈 사건때도 구속당해 마땅하다는 국민들의 비판속에도 가네마루는 정치적인 배려로 20만엔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되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의 스캔들로 가네마루가 사임하자 그가 회장으로 있던 자민당내 최대파벌인 다케시타파가 분열돼 그의 영향력이 약화됐고 또 이를 전후하여 여야 정치인들간에 「정치개혁」의 소리가 드높아졌다. 이같은 시점에서 가네마루의 비윤리적 행위가 또다시 폭로되자 자민당으로서도 그의 구속을 저지할 명분도 없어져 가네마루의 정치생명은 완전히 끝장을 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국민들이 정치계를 바라보는 눈빛이 차가워짐에 따라 일본 정계가 조만간 개편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말 다케시타파를 이탈,중참의원 의원 44명으로 「개혁포럼 21」그룹을 결성한 하다 오자와파가 신당을 창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시기가 더 빨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개혁파」라고 일컬어지는 하다(익전목) 오자와(소택일랑) 양수뇌는 『미야자와 총리가 정치개혁에 전력투구하지 않을 경우 생각이 있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기 때문에 하다 오자와파가 탈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이들 그룹이 탈당할 경우 자민당의 중의원 의원수는 과반수에 미달하게 되며 사회당도 좌우파가 분열기미가 있는데다 공명당 민사당 및 일본 신당의 일부의원들도 하다 오자와파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본정계가 대규모 개편될 소지도 있다.

한국의 김영삼대통령이 정치자금 수수금지를 표방하면서 깨끗한 정치를 위한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것과 때를 맞춰 일본에서도 소장파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정치와 검은돈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인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동경=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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