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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합차원 「과거그늘」 걷기/문민정부 대사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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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합차원 「과거그늘」 걷기/문민정부 대사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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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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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사범·고령 좌익수들 포용/비리인사 배제 부패척결 의지/전 전대협 간부 제외·운동권 수배해제 안돼 아쉬움6일 실시된 대사면은 새로 출범한 문민정부가 과거 갈등시대의 반목을 해소하고 국민대화합의 시대를 열어가려는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대사면에는 80년대이후 정치적 이유로 충돌 및 갈등과정에서 옥고를 치렀거나 치르고 있는 시국사범들과 함께 비전향 장기수·재일동포 간첩사건 관련자 등까지 대상폭을 확대,법적차원에서의 국민대화합의 기틀을 마련했다는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번 대사면 조치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는 우선 양적 측면에서 건국이래 최대규모라는 점이다.

건국이래 69번째로 실시된 이번 대사면 대상자 4만1천8백86명은 지금까지 최대규모였던 「5·16 1주년 기념사면」의 2만1천9백10명에 비해 2배 가까운 숫자이다.

특히 이번 대사면은 교통사고,경미한 행정,경제법규 위반사범으로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3만1천60명에 대해 대대적인 형선고실효 사면조치를 내려 공무담임권 등의 자격제한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법무부와 국방부 등 주무부처들은 김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대사면을 위해 대통령취임 이전인 지난해 12월부터 실무작업에 착수,인수위측과 사면기준 및 시기 등을 협의해왔다.

이 과정에서 가능한한 대상폭의 확대를 요구하는 인수위측과 질서안정 측면을 강조한 실무부처간에 다소의 이견이 있었으나 국민화합의 대전제하에 사상 최대의 사면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질적 측면에서 이번 대사면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시국사범의 파격적인 사면복권 및 가석방조치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안의 경중,개전의 정도,잔여형기의 장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가급적 많이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특히 학생은 동참의 기회를 폭넓게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죄질이 중하더라도 과감히 석방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이번에 모두 5천8백23명의 시국사범이 사면·복권 등 혜택을 입게 됨으로써 현재 재판중인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관련자 등 미결수 1백50여명과 간첩 등 좌익사범 기결수 1백여명만이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성탄절 사면에서 임수경씨가 가석방된데 이어 이번 조치로 밀입북 사건의 문익환목사가 가석방됨으로써 남북협상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이다.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70세 이상의 비전향 좌익수 재일동포 간첩단사건 관련자들을 형집행 정지 등으로 과감히 석방하는 등 체제반대세력까지 포용하는 조치를 취한 점은 주목할만하다.

이밖의 한미문제연구소 사건의 김현장씨,전교조 사건의 이수호·이부영씨,전민련 공동의장 한상열씨 등 주요 시국사건 관련자들을 가석방 또는 잔형면제 사면조치로 푼 것도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정부는 이와함께 범민련 사건의 이해학·홍근수·조용술씨 등 종교계 인사,KBS 파업사건의 안동수씨,민족문학작가협의회 사건의 고은씨,걸개그림 사건의 홍성담씨,법정소란사건의 고 박종철군 아버지 박정기씨와 고 강경대군 아버지 강민조씨 등 6공시절의 갈등을 대표하는 시국사범들을 대거 특별복권,공민권을 회복시켰다.

대학생 대거 석방방침에 따라 정원식 전 총리 폭행사건의 한국외대생 7명이 모두 석방됐고 부산 동의대사건 관련자는 10명이 석방되고 나머지 6명은 감형됐다.

형사사건의 경우 김철호 전 명성그룹 회장이 이미 가석방된 장영자·이철희씨와의 형평이 고려돼 가석방되고 5공 비리청문회에서 증언을 거부한 김만기 전 사회정화위원장도 특별사면·복권돼 5공 구원을 해소하려는 새정부의 일면을 엿보게 한다.

특히 성폭행 의붓아버지 살해사건의 김보은양은 형선고실효 특별사면함으로써 여성계 등의 여론을 수렴했다.

그러나 정부는 수서사건이나 국회상공위 뇌물사건 등 개인적 비리와 관련된 정치인,선거사범 및 박노해씨 등 사노맹사건 관련자 대부분을 사면대상에서 제외,사면 혜택자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임종석·박종열·전문환군 등 전 전대협 핵심간부들은 시들어가는 학생운동에 불을 당길 수 있다는 등의 판단으로 사면복권 대상에서 제외돼 이번 대화합조치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재야 법조계에서는 국민대화합 차원에서 실시된 이번 대사면에서 6공시절 시국사건으로 수배를 받은 학생·재야인사 등에 대한 수배해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미진함으로써 지적했다.<김승일기자>

□주요 사면대상자

◇밀입북사건 ▲가석방 문익환 유원호 ▲사면 및 복권 기춘 남국현

◇부산 동의대사건 ▲사면 하상호 이남우 김형수 이준경 이승석 이영재 송이근 조용우 신상만 정승호 ▲감형 윤창호 오태봉 박세진 김영권 이종현 이철우

◇정원식총리 폭행사건 ▲사면 박광열 정원택 최원일 이용규 공승관 김의연 홍용희

◇자민통사건 ▲사면 송소연 김기수 김진혁 이연희 전상현 ▲감형 최원극 구해우 김동규 송규봉

◇전교조사건 ▲사면 이수호 이부영

◇범민련사건 ▲사면 및 복권 이해학 홍근수 조용술

◇현대자파업 사건 ▲사면 김종진 김동찬 정갑득

◇KBS파업 사건 ▲사면 및 복권 안동수 김철수 고범중 전영일 엄민형 김영달 구준회 김태준 김만석 이경희 최창훈

◇평화방송 파업사건 ▲사면 및 복권 강기석 서명석 노광선

◇서사연사건 ▲사면 및 복권 신현준 이창휘 송주명

◇남민전사건 ▲사면 및 복권 김병권 김남주 차성환 황금수 김종삼 박석삼 이주일

◇전대협 정책위사건 ▲가석방 허동준 하태경 ▲감형 박종열

◇법정소란사건 ▲사면 및 복권 강민조 박정기

◇남파간첩사건 ▲형집행정지 고성화 권양섭 김명수 이종환 홍문거

◇재일교포 간첩사건 ▲감형 서순택 서순은 고창표

◇구미유학생 간첩사건 ▲감형 감용주

◇걸개그림사건 ▲사면 및 복권 홍성담

◇한겨레신문 방북취재 기도사건 ▲사면 및 복권 이영희

◇명성그룹사건 ▲가석방 김철호

◇민족문화작가회의 사건 ▲사면 및 복권 고은태

◇한미문제연구소 결성사건 ▲가석방 김현장

◇의붓아버지 살해사건 ▲사면 김보은 ▲감형 김진관

◇집시법 위반사건 ▲사면 한상열 최형술(지선스님) ▲복권 정동연

◇기타 ▲사면 및 복권 김만기(전 사회정화위원장) ▲형집행정지 박문재(북한탈출 기도사건) ▲복권 이원건(현대중 노사분규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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