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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증시… “침체수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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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증시… “침체수준 넘었다”

입력
199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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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새 60P이상 폭락/큰 손들은 벌써 줄행랑/신용거래도 급격감소/“무조건팔자”…투매까지/두드러진 호재없어 더 문제/“이대로가단 증권공황 우려”새 정부 출범으로 개혁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증권시장이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주가가 연8일째 폭락하고 있는데다 거래마저 극히 부진,증권전문가들은 『침체의 수준을 넘었다. 더 하락하면 「증권공황」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증시가 무기력해지면서 주식투자자들은 물론 증권시장을 통해 안정적인 장기재원을 조달하고 있는 기업들도 생산활동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 되고 있다.

파국적 위기의 조짐은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먼저 주가의 경우 대통령 취임전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8일간 속락,종합주가지수가 약 6백76에서 6백15로 60포인트이상 폭락했다. 종합주가지수가 9.1%나 내려앉은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증권사를 살펴보면 주가의 10일 연속하락은 곧잘 증권공황으로 이어져 왔다.』며 주가를 반등시킬만한 호재가 없는 상황이라 심각성이 더하다고 말한다. 약40년간의 국내 증시사상 최장기 하락은 10일간. 증시가 『붕락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주가가 대폭락 했던 89년에 두차례 있었다.

두번째는 투매현상. 투매는 가격을 따지지 않고 주식을 무조건 팔아 현금화하는 것을 말하는데 보통 7백개이상의 종목이 하락할 경우에 투매로 본자. 4일과 5일 값이 떨어진 종목수는 모두 7백개를 상회했다.

마지막으로 고객 예탁금이 5천억원이상 증시를 떠난데 이어 최근에는 증권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투자를 하는 신용거래까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거래는 대개 증권에 관한한 자신이 있다는 전문가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주식투자액이 1백억원이 넘는 「큰 손」이 빠져나가고 이제는 전문투자자들까지 급격하게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일반투자자와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우리나라 총 주식 값이 8일사이에 7조6천억원가량 떨어졌다. 내로라하는 6백94개 상장기업이 발행한 8백68개 주식값이 85조원에서 5일 현재 77조4천6백여억원으로 격감했다. 이에 따른 손해는 결국 일반투자자와 기업에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를 통해 금리부담이 없고 장기적으로 쓸 수 있는 안정적인 기업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들도 자금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주가가 폭락하고 거래가 격감,증자를 하려해도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으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재무 구조와 투자를 건실하게 유도할 수 있는 유상증자나 기업공개 같은 직접자금조달이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

제일증권의 엄길청 투자분석부장은 『지난해 「8.24증시 부양책」으로 버텨오던 「관제주가」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파국을 맞고 있다』며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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