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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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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선진국중의 일원인 이탈리에서 「깨끗한 손」 작전으로 불리는 고질적인 부정부패 소탕이 국민들의 성원속에 사법부에 의해 거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밀라노의 산 비토레 교도소에는 이 소탕작전으로 이미 23명의 저명 정치인과 업계 거물들이 수감되어 있고,교도소 문밖에서는 수갑찬 구린정치인들이 도착할 때마다 「도둑놈들!」이라고 외치며 조롱하는 시민들로 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부정부패 정도는 정말 심각하다. 의회 의원 6백30명의 5분에 1에 이르는 1백여명을 포함,9백여명이 현재 조사대상에 올라 두려운 소환장을 받았을 정도라고 한다. 그곳 한 연구기관의 조사로는 이같은 부정부패로 지난 91년의 경우 예산낭비 30∼40억달러,재정적자 1백50억달러 상당의 엄청난 폐해를 냈다는 것이다. ◆그곳의 웃지못할 대표적 부패사례로 90년 적발된 「금교도소」사건이 꼽힌다고 한다. 이 사건은 한 교도소 건설업자가 정치인 및 관리들에게 엄청난 뇌물을 바치는 바람에 건설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세간에서 『그 교도소의 철창은 쇠대신 금으로 만들어지는 모양』이라는 비아냥이 일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 ◆부패혐의로 기소된 한 정치인은 자신의 저서 「처벌받지 않는 자들」을 통해 정치인과 관리들의 심각한 뇌물중독증상을 고백한다. 『우리들에게 뇌물받기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뤄졌다. 나 자신 변호사여서 위법인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뇌물을 받는게 자연스러웠다』는 것이다. ◆이런 고질에 목숨을 걸고 과감히 도전,새로운 이탈리아의 영웅들로 칭송받고 있는게 바로 수사권을 행사하는 판사들이다. 그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깨끗한 손」 작전은 괄목할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는 소식인 것이다. ◆우리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개혁과 총체적 부정일소를 위한 목소리가 높고 총력태세도 갖추겠다고 다짐을 한다. 우리네 사정이 이탈리아와 오십보 백보일진대 그곳의 「깨끗한 손」 작전을 타산지석으로 삼고,사정기관의 거듭남이 보태어져 일대 소탕운동이 실천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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