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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센터 테러용의자/아랍계 청년 2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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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센터 테러용의자/아랍계 청년 2명 체포

입력
199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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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교계 보복여부 초점/이라크 배후 가능성도아랍 회교원리주의 단체가 미국 세계무역센터(WTC) 폭탄테러사건의 유력한 배후세력으로 떠올라 아랍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그간 범인색출에 총력을 집중해온 미 수사당국은 사건발생 6일만인 5일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모하메드 살라메(26) 등 2명의 아랍계 청년을 체포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이스라엘 출신의 팔레스타인인으로 이집트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모하메드는 렌트회사에서 밴(유개트럭)을 빌려 WTC 폭탄테러에 사용한뒤 사건직후 4백달러의 임대보증금을 되찾으려다 체포됐다.

그는 사건발생 2시간만에 뉴욕인근 저지시티의 자동차 임대회사를 찾아가 차를 분실했다면서 4백달러의 임대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는데 당시 그가 제출한 관계서류에서 폭발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질산염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수사당국은 또 모하메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수사요원에 저항한 아브라힘 엘가브로니라는 아랍인들도 붙잡아 관련사실을 추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혐의를 짙게하는 대목은 이들 아랍청년들이 평소 다니던 엘 살람이라는 뉴저지주 소재 회교사원의 성격. 이 사원의 교주가 지난 81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을 암살한 혐의를 받기도 했으며 이 사원에 다디는 또다른 아랍인은 90년 뉴욕에서 일어난 유대교회 목사 암살사건에 연루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때문에 수사당국은 이번 폭파사건이 91년 걸프전 당시 다국적군의 대이라크 공격을 주도한 미국에 대한 보복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아가 이번 사건이 이라크정부의 사주 또는 지원하에 이뤄졌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FBI의 시각이다.

그러나 아직은 속단하기가 이르다. 용의자들이 범행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고 결정적인 물증도 없기 때문이다. 모하메드의 국선변호를 맡은 로버트 프레치는 『FBI가 공명심에 들떠 약소민족 청년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범인들이 범행에 사용할 차량을 실명으로 임대계약하는 등 엉성한 수법을 쓸리 만무하다』는 이유를 들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범인을 반드시 색출하겠다는 미국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 FBI를 비롯한 미 중앙정보국(CIA),마약단속국(DEA) 등 모든 수사기관이 망라된데다가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수사진전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여하튼 무역센터 폭파사건의 여진은 한동안 미국을 뒤흔들 전망이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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