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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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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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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권위주의시대는 바리케이드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통성에 자신이 없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곳곳에 철통같은 경비망 방어망을 구축해야했다. 청와대에서부터 일선 파출소까지 철책을 둘러야 했다. 그런 권위주의체제에 저항하는 학생과 재야단체 등의 조직적이고 폭력적인 시위사태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김영삼대통령 취임이후 오랫동안 쳐졌던 바리케이드와 철책들이 하나씩 제거되고 있다. 청와대 앞길,인왕산의 개방에 이어 여의도의 국회의사당은 물론 국회도서관도 일반시민에게 공개되었다. 이제는 민의의 전당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되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복도는 물론 회의장 내부까지 관광객들의 의사당 출입이 허용되고 있다. ◆경비경찰이 철수하는 곳은 민자당 당사도 포함되어 있다. 5공 시절 학생들에게 기습점령 당해 곤욕을 치렀던 관훈동 당사를 생각하면 정말 세상이 많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 숱한 경찰병력이 이제 민생치안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국민들 마음은 든든해진다. ◆개방의 희소식이 또 있다. 청와대 주변에 있는 안가 12채 1만5백평을 모두 헐어 시민공원으로 만들겠다고 김 대통령은 4일 약속했다. 청와대나 안기부 정부부처에서 비밀리에 비공식적으로 사용하던 안가라는 이름의 사무실겸 주택이 있는 줄은 박정희 대통령이 죽었을 때 세상에 처음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런 것들이 아직도 12개나 되고 땅이 1만5백평이나 되는 줄은 정말 몰랐다. 그동안 무슨 용도로 어떻게 쓰여졌는지도 궁금하다. ◆새정부의 이러한 획기적인 개방조치는 너무나 당연하고 또 반가운 일이다. 우리 시민들은 정말 활짝 열린 가슴으로 바리케이드가 쳐졌던 과거의 성역과 통제구역을 서슴없이 거닐게 되었다. 이제는 우리 국민이 그곳을 다니면서 성숙한 시민의식과 자율정신을 키워나가는 민주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새삼 가다듬어야 할 차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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