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도 당혹감 못감춰새정부가 임명한 고위급 인사들의 비리와 부도덕한 행위가 언론의 검증과정에서 잇달아 드러나자 문민정부에 기대를 걸었던 시민들은 하나같이 안타까움과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이 「인사가 만사」라고 강조하면서 인사에서부터 개혁을 시도하자 기대를 걸었던 시민들은 『밀실에서의 논공행상식 인사스타일이 빚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고위공직자는 임명전 청문회 등을 통한 검증을 반드시 거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병민 청와대 정책수석의 사퇴,박희태 법무장관의 딸 대학 편법입학에 이어 김상철 서울시장의 그린벨트 훼손행위가 보도된뒤 서울시청에는 김 시장의 즉각 사퇴와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3일 당직한 한 공무원은 『평소에 비해 10배나 많은 전화가 쏟아져 일일이 응답하기가 어려웠을 정도』라며 『서민의 사소한 위법행위는 엄격하게 처리하는 서울시가 시장의 불법행위는 왜 묵인하느냐는 식의 호통전화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이 취임 1주일만인 4일 전격 경질되자 서울시 공무원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당혹감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개혁을 강조한 김 시장이 뜻을 펴보지 못한채 중도하차한데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차기시장은 자체 승진할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고 기대하기도 했다.
서울시청 직원은 이모씨(39)는 『그린벨트를 훼손,정원으로 사용한 사람이 시장으로 임명됐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졸속인사를 나무랐다.
회사원 김정욱씨(30)는 『새정부에 자못 기대가 컸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는 우를 범해 안타깝다』며 『김 시장을 과감히 경질한 것은 마땅하고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와 검찰은 박희태장관이 경질대상서 제외되자 전날의 무거웠던 분위기에서 다소 벗어나 평정을 되찾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박 장관이 딸의 편법입학으로 일단 도덕성에 흠집이 생겨 사정 중추기관 의장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직원들은 『박 장관이 추상같은 법집행을 강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과연 영이 서겠느냐』며 『「불법」과 「편법」의 차이이기는 하지만 시장은 경질되고 박 장관은 유임된데 대해 국민들을 어떻게 남득케 할 수 있겠는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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