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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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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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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다. 한세대만에 다시 찾아온 「문민정부」는 권위주의체제의 형해를 세척하고 있다. 청와대앞의 도로가 다시 개방됐고 인왕산도 시민들의 발길을 다시 맞고 있는데 이어 국회도 일반에 개방되었다. 청와대와 국회 등 「권부」와 민초들과의 거리가 한결 가까워진 것이다. 바짝 다가오는 서울의 봄이 올해는 정녕 봄 같을 것 같다. ◆「문민정부」가 발족된지 1주일도 채 못됐다. 안기부 청와대 경호실 등 소위 권력기관의 환골탈태에서 시대의 변화가 실감된다. 교수출신의 안기부장이나 측근아닌 경호실장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김영삼대통령의 인선도 그렇지만 그의 위상 수정지시도 「문민정부」의 이미지를 높여준다. 김 대통령은 국무위원이 아닌 감사원장,안기부장,청와대 경호실장 등을 국무회의에 참석치 말도록 했다. 위상의 정상화다. ◆3,5,6공 등 군출신 대통령의 권위주의내지는 과도기적 시대에 청와대 경호실장의 힘은 충천했다. 3공때는 역사가 입증하듯 제2인자에 버금갔고 5공때도 3공만은 못했으나 막강했다. 6공때는 약화됐다고 하나 그래도 옛날의 후광이 강하게 남았었다. ◆권위주의체제일수록 대통령과의 접근거리가 힘의 척도다. 경호실장은 글자 그대로 대통령 경호의 총책. 그를 그림과 같이 쫓아다니는 분신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한국과 같은 사회에서는 「힘」이 불게 돼있다. ◆문제는 「과잉충성」이었다. 의전상 경호실장이 참석하지 않아야할 자리에도 배석했다. 국내에서는 감히 누가 제재할 수 있었겠는가. 딱한 것은 외국에서의 반의전적인 행태였다. 워싱턴 프레스센터 회견에서 경호실장이 대통령 일행과 동석한 것은 한국 뿐이었다. 또한 확대 정상회담에서는 으레 공식 수행원의 일원으로 참석,주재국 대사가 빠져야만 하기도 했다. 이제는 이런 반에티켓이 없어질 것 같다. 해외공관들은 큰 두통거리를 하나 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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