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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에 사정한파/과천지역 고객예탁금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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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에 사정한파/과천지역 고객예탁금 “썰물”

입력
199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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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설로 증시 “꽁꽁”/외제·대형차매물 급증/사채시장도 마비상태/“경제위축 업게 분명한 기준 세워야”새 정부의 사정·개혁 바람이 경제계를 강타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새 정부 출범이후 실명제 실시설로 꽁꽁 얼어붙었고 사채시장도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는 등 개혁을 두려워하는 돈들이 제도권 금융시장을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일반적인 경제회복마저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직사회에 몰아친 사정한파는 그 여파가 일반인들에게까지 확대돼 중고차시장에는 팔려고 내놓은 고급 외제차 대형차로 주차장이 비좁을 지경이고 골프용품 등 고급 소비재시장은 고객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경제계에 이상한파가 몰아치자 일부에서는 새 정부가 개혁과 경제회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쫓다가 잘못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사정한파의 직격탄을 맞고있는 곳은 증권가. 종합주가지수,주식거래량,고객예탁금 등 주식시장의 호·불황을 반영하는 3대 지표가 새 정부 출범직후부터 일제히 하락하는 「3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가지수가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지난달 중순 4천만주 내외이던 하루 주식거래량은 최근 1천5백만주까지 떨어졌다. 또 고객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회사에 맡기는 고객 예탁금은 지난달초 2조6천억원대에서 최근에는 2조2천억원선으로 줄었다. 금융실명제를 핵으로 한 경제개혁의 영향으로 「큰손」들의 거래가 많은 명동 을지로 강남지역의 사채시장은 거의 마비됐고 공직자들이 특히 많은 과천지역으로부터의 자금이탈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자사의 CMA(어음관리계좌)는 지난 1월 3천55억원이 늘었으나 2월에는 5백52억원 증가로 급격히 둔화됐고 반면에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말 현재 15조9천1백97억원에 달해 한달동안 2천6백억원이나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채시장에서는 전주와 중개상들이 활동을 중단했다.

사정태풍을 우려한 일부 계층이 외제차 또는 대형차를 팔려고 경쟁적으로 내놓는 바람에 장안평 영등포 강남 등 서울시내 6개 중고차 매매센터 주차장에는 고급차들로 만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평소 하루 70명에 달하던 고급 중고차 구매고객은 최근 20명에도 못미치고 있다.

장안평에서 중고차를 매매하고 있는 한진상사의 김종만사장은 『매년 3월 중고차 거래량은 연중 최고였으나 올해에는 매물은 많고 거래는 없어 하루 평균 매매량이 평소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2백30대에 그치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특히 하루 70대 정도였던 외제 고급승용차 판매가 20대 정도로 떨어졌고 팔려는 차는 평소보다 20대 가까이 늘어 80여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벤츠 BMW 푸조 등 외제승용차 판매장에서는 하루 평균 5∼6건에 달하던 구매 상담건수가 한두건으로 줄었고 골프용품 등 고급 사치품 매기도 뚝 떨어졌다. 이에비해 지난달말부터 등산용품과 조깅화 낚시용품 등 대중 스포츠용품을 찾는 사람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사정바람의 여파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공무원이 기업인을 만나려 하지않고 금융시장이 왜곡되는 상황에서 경제현장이 반영된 정책은 나올 수 없다』며 『실물이 반영된 신경제정책이 수립되고 사정한파가 경제위축으로 파급되지 않도록 분명한 사정의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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