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사업 참여희망 우회적 표명『한국의 분단은 역사의 최후 심판이 아닙니다. 한민족은 통일을 원하기만 한다면 반드시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헬무트 콜 독일 총리는 2일 김영삼대통령과의 한독 정상회담을 마친뒤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통일은 한국민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독일 통일의 주역이기도한 그는 『독일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한민족이 겪고 있는 분단의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민족 통일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일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어려운 과정』이라고 체험에 입각해 강조했다. 콜 총리는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문제에 언급,『양국간의 교역규모와 경제협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인 기술이 중요하다』면서 『그같은 첨단기술에는 현대적인 환경기술과 철도운송체계 기술이 포함된다』고 말해 경부고속전철사업의 참여희망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독일 고속전철인 ICE에 대한 직집적인 언급이 있었는가.
『물론 언급했다. 우리는 독일 컨소시엄 형태를 제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고속전철사업 수주결정은 객관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된다』
한국측에서 고속전철사업자 결정시기에 대한 언급이 있었나.
『한국측은 아주 자세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검토한뒤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공동 참여방식에 대한 제의도 있었는가.
『없었다』
프랑스 고속전철인 TGV와 독일의 ICE중 어느 것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나.
『내가 프랑스 사람이라면 당연히 프랑스 기차가 제일이라고 할 것이다. 나는 독일사람이지만 객관적으로 판단하라고만 하겠다. 그러면 제일 좋은 답이 나올 것이며 우리는 거기에 만족할 것이다』
이번 총리의 아시아 순방중 옛 동독지역 투자홍보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가.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아주 기쁜 대화를 나누었다. 옛 동독지역은 미래지향적인 사업에 아주 좋은 사업현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 지역은 동유럽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서 훌륭한 곳이다. 나는 이곳에 김 대통령의 독일방문을 초청했는데 머지않은 장래에 김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옛 동독지역에 한국과 독일이 공동투자한 사업현장을 둘러보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민들은 독일 통일을 기적적인 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통일후의 후유증에 주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김 대통령은 통일후유증에 대해서 관심을 표시하지 않았나.
『김 대통령은 그러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통일후유증을 염려하는 것은 독일적인 질문이다(그는 독일 통일을 서둘러 많은 희생을 감수케하고 있다는 독일내 반대여론을 의식하는듯 했다).
만약 김 대통령이 이 문제를 물었다면 「한민족의 3분의 1이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을 경우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나머지 3분의 2는 이를 영원히 방치할 수 없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콜 총리는 40여분가량의 회견을 마치고 그가 기자회견 인사말에서 「한국역사와의 만남」이라고 한 판문점과 대성동 마을방문에 나섰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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