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 협상기간끌기 “사전봉쇄”/일,북한 핵­수교회담 불연계방침 의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 협상기간끌기 “사전봉쇄”/일,북한 핵­수교회담 불연계방침 의미

입력
1993.03.03 00:00
0 0

◎북의 대미관계 치중에 쐐기/「이은혜」등 현안많아 조기협상 어려워고노 요헤이(하야양평) 일본 관방장관이 1일 『북한의 핵사찰 문제로 현재 진행중인 일·북한 국교정상화 교섭이 방해받는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배경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양국간 수교협상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장기화될지도 모른다는 전망 때문이고,둘째는 그 경우 협상 장기화에 따른 모든 책임을 일본측에 떠넘기려는 북한의 책략에 대한 「사전봉쇄」라는 측면이다.

고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 확실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일·북한 교섭에 도움이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일본 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다.

고노 장관은 또 앞으로의 양국 협상과정에 대해 『교섭은 양국이 서로 모여 이야기하는 것이고 상대방이 교섭 계속의 의사가 있다면 일본측도 협상테이블에 앉아 그 자리에서 특별 핵사찰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일본측의 의사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시말해 일본으로서는 핵사찰 문제를 이유로 협상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겠다는 의사표명이었다.

고노 장관의 발언은 일·북한 수교협상의 지연이유가 바로 북한측에 있음을 못박아 두려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

일·북한 국교정상화 협상은 지난해 11월 북경에서의 제8차 회담이 결렬된후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북한측은 당시 「이은혜문제」를 들고나와 결렬책임이 전적으로 일본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북한은 핵사찰을 거부할 경우 수교협상이 막대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일본정부측의 입장표명에 대해 『북한은 일본으로부터 압력을 받는 상황 아래서 회담을 가질 의사가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일본정부는 양국간 협상재개에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같은 판단을 뒷받침하는 것이 최근의 교섭대표 교체다. 일본정부는 핵문제뿐 아니라 과거 조약해석,관할채권,재산청구권,「이은혜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힌 북한과의 협상을 원칙론자인 나카히라(중평립) 전 대표에게 맡겨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협상 시작후 2년이 지났어도 별다른 성과가 없을뿐 아니라 앞으로의 전망 또한 밝지 못해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정통외교관인 엔도데쓰야(원슬철야)로 협상대표를 교체했다. 이와함께 일·북한 협상의 강력한 추진자였던 가네마루(김환신) 전 자민당 부총재와 다나베(전변성) 전 사회당 위원장도 모두 정계 뒤편으로 밀려난 상태다.

일본정부는 북한이 대미 관계개선에 치중하면서 대일 수교협상에서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석유부족 등 경제적으로 마비상태에 있고 국제적으로도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돼 고립화가 심화되고 있다. 일본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런 상태에서 「핵카드」를 「엉뚱하게」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때문에 일본정부로서는 핵사찰과 대일 수교협상을 연계시킨뒤 협상지연의 책임을 모두 일본측에 떠넘기려는 북한에 대해 쐐기를 박아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듯하다.<동경=이상호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