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도 정상출근… 마음은 딴곳/골프모임 취소등 몸조심 역력/각부처 공직기강 점검 분주/근거없는 소문·하마평 무성관가가 긴장에 싸여있다.
김영삼 새정부가 추진할 부정부패척결의 첫 수순이 관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곧 범정부 차원의 사정활동을 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김 대통령의 국정개혁을 가시화하기 위해 각부처는 저마다 공직기강 확립,기구정비를 위한 정밀조직점검 작업에 부산하다.
그런가하면 조각에 이은 후속 차관급인사도 겹쳐있어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동요우려 조기 매듭”
▷청와대◁
청와대는 1일 차관급 인사를 앞두고 새비서관 진용 인선까지 겹쳐 휴일인데도 수석비서관 전원이 출근,박관용 비서실장실을 중심으로 부산한 분위기.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공무원들의 동요를 감안해서도 조각에 이은 차관급 후속인사는 빨리 매듭지을 방침』이라며 『다만 2일엔 한독 정상회담 일정이 있어 3일 민자 당직개편,그이후 차관급 인사가 예정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언.
박 비서실장은 이날 차관급 인사와 관련해 각부처 장관들과 수시로 연락을 취했고 하오엔 이해구 내무장관 등의 방문을 받고 장시간 요담.
한 관계자는 『각부처별로 복수로 대상자가 좁혀져있는 상태』라며 『내각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에 민자당 의원들이 역대 통틀어 제일 많이 들어와 있어 민자당 의원이 차관급에 임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귀뜀.
○“퇴근시간 사라졌다”
▷총리실◁
황인성 국무총리가 취임사에서 「개혁의 산실」을 자처하고 나선 이래 휴일을 가리지 않고 업무보고서가 계속되고 있다. 황 총리는 매우 「까다롭게」 업무파악을 하고 있어 직원들의 긴장도를 배가시키고 있다. 『별 명이 없는한 항상 대기하라』는 지시로 퇴근시간이 없어진 것부터가 우선 달라졌다.
이런 가운데 차관급 인사를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총리비서실장에는 이원종 민자당 부대변인이 부쩍 유력시되고 있다. 황 총리의 개혁 시정방침을 원활히 보좌하기 위해서는 당출신의 개혁적 인사가 적합할 것이라는 점에서이다.
행정조정실장에는 뚜렷한 거명인사가 없는 가운데 타부처 차관의 기용설과,내부 승진설 등이 엇갈리고 있으나 윤성태 현 실장의 유임도 점쳐지는 분위기.
총무처차관은 정부조직 개편작업의 「전문성」을 들어 정문화 현 차관의 유임가능성이 거론중. 그러나 심우영 기획관리실장의 승진 기용설도 있다.
공보처차관은 실무형 인선이 유력시. 이에 따라 성낙승 기획관리실장이 거명되고 있는 가운데 박신일 주워싱턴 공보관장이나 김영일 민자당 전문위원도 후보군.
정무1장관 보좌관에는 최기선 전 민자 의원의 기용이 예상되고 있고 남정판 총리공보비서관도 거명.
이와함께 송태호 총리정무비서관도 거론되고 있는데 송 비서관은 청와대 행정비서관 가능성도.
법제처차장은 김세신 법제조정실장이 승진될듯.
○「3불운동」 결의 소문
▷경제부처◁
경제기획원 재무부 등 경제부처는 차관급 후속인사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오는 3일로 예정된 대통령 주재의 새정부 출범후 첫 경제장관회의를 준비하느라 일요일인 지난달 28일에 이어 공휴일인 1일에도 정상근무.
차관급 인사를 시발로 고위직 공무원을 대폭 물갈이하는 「인사태동」이 예상되고 있는데다 일부 이권부처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사정활동이 실시될 것으로 알려져 일은 하면서도 향후의 자기 운명을 잘 몰라 일손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 또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3불운동」(골프장 고급사우나 룸살롱 안가기)을 결의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공휴일의 골프약속을 자진 취소하는 등 몸조심.
대폭적인 물갈이와 사정의 「칼」이 번득이는 가운데 개혁정책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하면서 국장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들의 대부분이 「올 것이 왔다」며 불안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반면 과장급이하 젊은 관리들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여서 대조적.
○…곧 단행될 차관급 인사와 관련해서는 부처별로 후보자를 꼽아보며 점쳐 보기에 여념이 없으나 여전히 안개상황.
경제기획원의 경우 신임 이경식부총리가 기획원 출신이긴 하나 무려 21년의 공백기가 있었던 점을 감안,내부업무에 밝은 기획원 출신의 박청부 보사부차관의 전보발령과 강봉균차관보의 승진이 예상되고 있다. 또 경제정책운용의 두축이면서도 주요 현안처리 때마다 사사건건 대립해온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간의 업무협조체제 강화를 위해 정통 재무관료 출신인 이수휴 재무부차관을 경제기획원 차관에 기용한다는 설도 유력하다.
재무부차관에는 국제금융통인 홍재형장관을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증권보험국장과 이재국장을 지낸 백원구 관세청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와함께 경제기획원 출신의 한이헌 민자당 총재경제보좌역의 전격기용도 설득력있게 점쳐지고 있다. 경제개혁 대상의 대부분이 재무부 소관의 금융재정정책인데다 한 보좌역은 대선때 김 대통령을 보필한 측근 가운데 한 사람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공자원부는 최근 현대중공업 비자금사건 등으로 대외 이미지가 구겨진 점을 감안,박운서 청와대비서관 한 보좌역 등 개혁형의 참신한 인사가 차관물망에 오르고 있다.
또 산하 연구원장이 장관으로 전격 발탁된 농림수산부와 건설부의 경우 기존 1급 간부의 내부승진을 통해 안살림을 챙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농림수산부 차관에는 조규일 제1차관보 김태수 제2차관보,건설부차관에는 유상열·이재명차관보 홍철 기획관리실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차관급 인사의 하이라이트격인 국세청장 인사는 유임설과 경질설이 엇갈리고 있다. 업무추진능력면에서 추경석청장의 유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세청장의 경우 개혁이미지 제고차원에서 검찰 출신이 전격 기용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백원구 관세청장의 유임과 함께 재무부 1급의 승진기용도 점쳐지고 있다.
○개혁파고에 긴장감
▷사회부처◁
사정 중추기관인 검찰은 「사정기관부터 사정한다」는 새정부의 방침에다 이달초로 예정된 인사가 맞물려 술렁임이 가중.
6공때 사정한파를 거의 겪지 않았던 검찰은 새정부의 개혁강도가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는 조짐이 감지되면서 긴장의 도가 더해가는 모습.
이런 분위기속에서 검사장급 등 고위간부에 대한 내부 감찰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
수뇌부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밀착된 인사 등이 어떤 식으로든 사정바람을 타게 될 것이라는 등 소문이 조직내부에 널리 퍼져 그 진원지와 사실유무를 확인하느라 어수선.
차관급 인사에서 누가 기용될지에도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현재로선 대구·광주·대전고검장 등 고시 16회중에서 1명이 기용되는 것을 순리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
○…국방부는 정부의 개혁의지와 고위공직자 자정방침에 따라 군내 비리와 부정부패 요소를 과감히 척결하겠다는 적극적인 입장.
권영해장관은 취임 첫날부터 『사회 각 곳에서 일고 있는 개혁의 물결을 군이라고 해서 외면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군의 잘못된 점을 과감히 찾아서 일소하겠다』고 다짐.
이에 따라 국방부는 특명 검열단과 합동조사단,감사관실,각군의 사정기관을 적극 활용,대대적인 자체 감찰활동을 벌일 방침.
한편 차관 후속인사에 대해 국방부는 차관이 장관으로 내부 승진한 만큼 실장급중의 승진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
○각종 시정지시 공문
○…입시부정 등 교육계 비리가 잇달아 드러남에 따라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고 있는 교육부는 새 정부의 단호한 사정방침 표명에 어느 부처보다 긴장하는 모습.
교육부는 비리발생의 소지가 큰 일선학교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키로 하고 각 시도교육청에 각종 시정지시와 이를 어길 경우 가해질 징계조치 등을 담은 공문을 긴급 하달.
서울시교육청도 지난달 24일 초·중·고 간사 교장단 회의를 소집,교육비리척결을 위한 자정노력을 촉구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산.
○“희생양될지 모른다”
○…생수식품 의약품 등 시판·허가권을 가진 보사부는 새정부의 사정의지가 구체화되자 아연 긴장. 그동안의 징코민 파동 생수시판 허용 논란으로 보사부가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조바심이 직원들 사이에 팽배한 가운데 행정경험이 전무한 여성장관이 방패막이를 해낼지 걱정.
이런 긴장감속에서도 사무관이하 젊은 직원들은 차제에 관료적이었던 보사업무가 크게 개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어 대조적.
한편 신임 차관에는 박양실 신임장관의 행정경험부족을 커버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경식 기획관리실장이나 김종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내부 승진될 것으로 예상.
○…격동기마다 사정의 한파가 가장 세차게 몰아쳤던 서울시는 서기관급이상 중견·고위간부들의 새정부의 사정의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극도로 몸조심하는 분위기.
취임식전인 지난달 21일만해도 골프장에 몰려가 휴일을 즐겼던 대부분의 서울시 간부들은 지난 28일에는 전원이 출근해 업무보고 준비를 하는 등 외견상 크게 달라진 모습.
한편 차관급 인사를 앞두고 서울시에는 행정경험이 풍부한 백상승부시장의 경북도지사·부산시장 진출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강덕기 기획관리실장과 새정부 실력자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명규 지하철건설본부장의 부시장 기용설 등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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