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계무역센터 테러범/유고계등 세갈래 압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계무역센터 테러범/유고계등 세갈래 압축

입력
1993.03.02 00:00
0 0

◎콜롬비아 마약조직­해고직원도 혐의세계무역센터(WTC) 폭탄테러사건은 누구의 소행일까. 범인을 색출하라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경찰 등 미국내 모든 수사기관이 총동원됐지만 사건발생 3일이 지나도록 수사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지금까지 수사기관이 밝혀낸 사실은 고성능 폭탄에 의한 폭발이었다는 점뿐이다. 폭발장소인 WTC 지하 2층 주차장에서 수거된 질산염과 TNT성분의 물질이 증거이다.

수사당국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확실한 발표를 유보하고 있지만 수사방향은 세갈래로 압축되고 있다.

첫째 구 유고 「세르비아 해방전선」의 범행 가능성이다. FBI가 세르비아에 혐의를 두는 가장 큰 이유는 사건발생직후 이 단체의 소행임을 자처하는 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다.

당시 뉴욕시경과 FBI에는 약 50통의 전화가 걸려왔지만 가장 확실하게 스스로의 신분을 밝힌 전화는 「해방전선」뿐이었다. 1일 뉴욕에서 구 유고 평화회담이 예정돼 있었고 이 회의에 보스니아의 회교 지도자,세르비아,크로아티아 대표들이 대거 참석할 계획이었다는 점에서 평화회담에 불만을 품은 과격단체 「해방전선」의 범행 개연성은 무엇보다도 높다.

윌리엄 세션스 FBI 국장은 28일 TV방송 회견을 통해 『만약 이 사건이 테러집단의 소행이라면 뉴욕에서 열릴 유고평화회담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세르비아 해방전선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번째 가능성은 콜롬비아의 최대 마약조직 「메데인 카르텔」의 보복 범행이다.

미 마약단속국은 최근 마약밀매의 온상인 뉴욕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마약조직의 숨통을 바짝 죄어왔다.

DEA가 메데인 카르텔 암살단 우두머리의 동생 댄드니 무노즈 모스케라를 체포,징역 6년을 살게한 것은 카르텔에 대한 전쟁선포였다. 이 카르텔은 이후 공공연하게 뉴욕시에 대한 테러위협을 해왔다.

메데인 카르텔은 지난 89년 콜롬비아에서 여객기 폭탄을 설치,1백7명의 탑승객을 폭파시킨 전과도 있어 더욱 혐의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찰은 WTC에 입주해 있는 금융기관에서 해고된 자가 저지른 테러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업이나 해고에 불만을 품은 직원이 자신의 차량에 폭탄을 장착,지하주차장에 주차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몇가지 가능성을 상정한 미 수사기관들은 현재 사용된 폭약의 종류분석과 사건직후 걸려온 50여통의 전화내용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진이 일어난듯한 진동을 유발할 정도의 폭발이라면 폭약의 양도 엄청날 것이고 폭약의 종류를 밝혀내면 제조 및 구입과정을 역추적,범인을 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FBI는 또 범인임을 주장하는 전화통화중 최소한 두건은 사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정밀분석중이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수사기관의 총동원됐음에도 이번 사건은 영구미제로 끝날 우려가 있다.

FBI나 CIA의 폭탄테러 전문가들은 경험상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폭탄테러사건은 수사가 미궁에 빠지기 쉽다고 털어놓는다.

윌리엄 세션스 FBI 국장이나 제임스 울시 CIA 국장이 모두 『20년이 걸리더라도 범인을 반드시 잡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진상규명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듯하다.<원일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